“가상화폐 폭락은 정부 탓” vs “이미 예견된 일, 왜 안 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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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7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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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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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연일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 탓”이라며 분개했다.

17일 오전 11시 기준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대비 22.13% 하락한 140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일대비 25.53% 하락한 127만5600원에, 리플은 전일대비 32.49% 하락한 1479원, 퀀덤은 전일대비 32.93% 하락한 4만5330원에 거래 중이다. 이 외에 라이트코인, 아이오타 등 가상화폐 시세도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국제시세도 이날 28% 급락하며 1만 달러(약 1063만 원) 밑으로 추락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Coinbase)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 때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여전히 ‘정부 탓’을 외치고 있다.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연이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결국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들은 “가상화폐 시장 폭락하니 속 시원하겠네? 정부야 그치? ㅋㅋㅋ 그게 너희 충실한 지지층인 소위 흙수저들이니 표 떨어져 나간 줄만 알라고(zero****)”, “정부가 코인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말장난을 치니 이렇게 된 거지(sipo****)”, “지금 가상화폐 폭락이 정상적인 거냐. 정부에서 거래소 폐쇄를 하니 마니 개나발을 계속 불어대니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을 치는 건데(mop8****)”,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해서 가상화폐 폭락시키는 정부! 이게 우릴 지켜주는 거냐?(jsi0****)”, “정부가 말한 규제가 가상화폐 폭락시켜서 서민들 돈 반 토막 내는 거였나요? 목적이 규제가 아니라 서민들 돈 아작 내는 거였군요. 참 잘하셨네요(qudt****)”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부 탓’ 주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규제는 명확히 예상이 되었던 거고 그때 안 팔고 더 오를 거라 예상하고 들고 있던 건 너희들의 선택이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안질 거면 애초에 투자를 왜 시작했니. 초딩이 땡깡 부리는 것도 아니고 그만해라 이제(eunj****)”, “가상화폐 폭락은 어짜피 예견된 일이다. 정부 탓하지 말아라. 돈 쉽게 벌려고 한 니들 탓이겠지. 돈 넣어서 돈 먹는 게임 아니냐?? 그냥 게임에서 진 거야. 무슨 화폐타령. 앉은 자리에서 돈 쉽게 벌려고 하다가 ㅉㅉ(hang****)”, “문재인 때문에 전 세계 가상화폐가 폭락한다는 게 말이 되냐 한심한 놈들아!! 모래성이라서 누가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지는 거였지(vnfm****)”, “그렇게 경고할 땐 귀 쳐막고 세계의 흐름이다 이러더니, 무슨 절대 떨어질 일 없는 불패라고 믿었는데 폭락하니 남탓??? 가상화폐 폭등할 수도 있듯 폭락할 수도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syp9****)”라고 꼬집었다.

또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소식에 전 세계 가상화폐 가격 폭락?! 물론 제대로 된 정책도 못 내놓고 갈팡질팡하는 정부 탓도 있겠지만 전 세계적인 폭락장에 한국만 유지할 순 없는 거 아닐까요? 여기에 그동안 우려했던 김치프리미엄이란 버블까지 껴있었으니 다른 나라들보다 폭락 폭이 더 큰 거겠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국제뉴스를 좀 보면서 욕하시는 게 어떨지(j2hs****)”, “가상화폐의 폭락 원인을 모른다면 상승 이유도 모르고 투자했다는 소리잖아?(dark****)”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폭락은 예견된 상황이었다며 이미 ‘현금화’ 했다고 주장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아직도 한국 정부를 탓하는 호구들이 있네요 ㅎㅎ 중국 거래소, 채굴장 폐쇄 찌라시가 12월부터 나돌았고 1월에는 기정사실이라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거보고 현금화 했습니다. 욕심에 눈이 뒤집히지 않았다면 폭락은 개나 소나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규제는 잠재적인 불안요소고 중국이 이미 터져버린 역대 최악의 악재인데 빨리 털었어야죠(레**)”, “정작 코인하는 사람들은 가상화폐 폭락 될 줄 알고 미리 챙길 거 다 챙기고 뺀 사람 많은데 좀 더 챙겨보겠다고 안 빼다가 폭락 되서야 빼액(gpfk****)”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버(‘×나게 버티기’의 약자)’를 외치는 투자자도 여전히 있었다. 한 누리꾼은 “정말 정부가 가상화폐 폭락시켜서 밑에서 줍줍(‘줍고 줍는다’의 줄임말)이었으면 좋겠다. 그게 사실이라면 어쨌거나 존버하면 오른다는 거잖아. 일단 존버해보자ㅋㅋㅋ 정부가 정말로 밑에서 줍줍했는지 결과 나오겠네(tkausdlq****)”라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유독 국내에서 거센 ‘가상화폐 광풍’을 안타까워한 글이 많은 공감을 샀다. 네이버 아이디 ‘lyhj****’는 “실체도 없는 허상에 목매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죽했으면 젊은 사람들이 저런데다 희망을 걸겠냐. 가상화폐가 문제가 아니라 저런 것도 기회라고 쫒게 만드는 이 사회 현실이 더 큰 문제인 거 같다. 지금은 가상화폐지만 그 다음은 또 어떤 허상을 쫒게 될는지. 어째 저 가상화폐의 폭락이 이 나라의 미래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적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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