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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로까지 번진 일자리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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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로까지 번진 일자리 다툼

윤솔 기자 입력 2018-01-17 03:00수정 2018-01-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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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인건비 싼 외국인 급증… 50, 60대 일용직들 “공치기 일쑤”
안전 안내판도 중국어 아래 한글 표기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의 ‘국적 역전’은 이미 대세가 됐다. 건설현장마다 중국어 등 외국어 안내판이 빠지지 않고 대형 현장에는 통역사도 상주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짱깨 쓰지 말고 일자리 내놔라.”

15일 오전 6시경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공사장 앞에서 일용직 근로자 70여 명이 구호를 외쳤다. ‘짱깨’는 중국인을 비하하는 말이다. 곳곳에서 ‘외국인 불법고용, 악덕현장 박살내자’라고 쓰인 피켓이 눈에 띄었다. 한국인 근로자들이 “일용직은 외국인만 쓰겠다”는 하청업체 측 방침에 반발해 10일 처음 집회를 열었다. 이날이 4번째다.


집회 참가자 중에 근로자 김모 씨(57)가 있었다. 그는 목수다. 20년째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김 씨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같은 나라에서 온 젊은 애들이 수두룩하다. 이 사람들이 엄청나게 싼 임금을 앞세워 들어오니 나처럼 나이 든 한국 사람은 일할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모 씨(59)는 열흘째 일을 나가지 못했다. 그는 “외국인은 대부분 불법 체류이다 보니 위에서 시키는 대로 다 한다. 한국 사람은 휴식시간과 휴무일을 법대로 지켜 달라 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50, 60대 한국인 근로자가 20, 30대 외국인 근로자에게 밀려나면서 현장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근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이른바 ‘노가다’로 불리는 일용직 일자리를 놓고 50, 60대 한국인 근로자와 20, 30대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 외국인 건설 근로자가 등장한 건 1990년대 초반. 그동안 수는 계속 늘었지만 대부분 단순 업무였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외국인 근로자의 장점인 싼 임금과 체력에 이제 경력까지 더해지면서 일자리를 장악하고 있다. 현장에 공사 인력을 직접 끌어오는 이른바 ‘오야지’는 물론이고 중국 동포(조선족) 출신 중에는 현장 팀장을 맡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관리직을 제외하면 건설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이미 70∼80%에 이른다. 급기야 한국인 근로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0일 서울 은평구와 강동구에서 ‘외국인 불법 고용’에 반대하는 일용직 근로자 집회가 시작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가 주최했다. 이들은 불법 고용 탓에 전체 근로조건이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보통 목공이나 철근팀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하루 19만5000원가량을 받는다. 반면 외국인은 15만∼18만 원을 받는다.

외국인은 휴식시간에도 쉬지 않고 일한다. 박모 씨(50)는 “규정대로 일하는 우리를 게으른 사람처럼 만든다”라고 불평했다. 반면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인이 기피하는 일을 우리가 대신 해주는 게 뭐가 문제냐. 휴식 때 안 쉬는 이유는 일을 빨리 끝내야 잘리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억울해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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