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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관치 금융도 모자라 ‘勞治 금융’까지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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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관치 금융도 모자라 ‘勞治 금융’까지 할 건가

동아일보입력 2018-01-16 00:00수정 2018-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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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어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포함된 ‘금융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금융회사가 최고경영자(CEO) 평가 기준을 공시하고 후보군에 대한 평가를 정기적으로 주주에게 보고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를 제외해 CEO의 ‘셀프 연임’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발표에는 대주주가 없는 금융회사 CEO가 스스로에게 유리한 지배체제를 구축해 손쉽게 연임한다는 금융당국의 인식이 깔려 있다. 현재 지분 0.1% 이상인 소액주주의 주주제안 요건도 완화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 장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외이사 후보에 외부전문가, 이해관계자가 추천한 ‘다양한 인재’를 반영하도록 한 것도 이런 의도다.

민간 금융권의 지배구조 개편이 신뢰도 제고로 이어진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 의도가 ‘입맛에 맞지 않는’ 인사를 내쫓기 위해서라면 다른 문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 회장추진위원회에 회장 선임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 현 경영진이 특혜 대출과 관련 있는지 조사 중이라는 이유다. 노골적인 인사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간섭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금융인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해관계자’라는 명목으로 사외이사 후보에 노조 추천 인사를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노조가 경영에 참여할 길을 터준 것이다. 노조는 소액지분만 위임받아도 주주총회 안건으로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경영진이 실적보다 노조 눈치를 보느라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도 생긴다. 노동 이사제에 대해 지난달 “노사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던 최 위원장이 한발 더 나간 배경이 궁금하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관치(官治)에 이어, 이제는 노치(勞治)까지 걱정해야 하는 것이 한국 금융의 현주소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 금융시장 성숙도가 137개국 중 74위에 머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금융위원회#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금융혁신 추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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