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교단절 거론에 수습나서” 청와대 “말 안돼… 대응할 가치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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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UAE 특사방문 놓고 논란 확산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이 9일부터 12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을 방문한 ‘진짜 이유’를 둘러싼 논란이 여의도로 번졌다.

청와대가 설명한 임 실장의 중동 방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다. UAE가 한때 북한과 가까워 임 실장의 ‘비밀 대북 접촉설’도 나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 회담이 아니고 진화(鎭火) 외교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의 원전 수주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문재인 정부를 그 나라 왕세제가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며 격렬히 비난하자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달려갔다는 소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도 “우리 정부가 UAE로부터 (원전 문제로) 공식적으로 항의를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한국당은 사실 확인을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 실장 등을 출석시켜 직접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익을 포기하는 국정 운영을 계속할 것인지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MB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UAE가 발주한 초대형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정부가 원전 수주에 금전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들쑤시고 다니니까 UAE 왕세제가 격노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3일 MB 정부 청와대 참모진들과의 송년 모임에서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 “우리는 보수정권으로서 해야 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잘못한 게 없으니 당당하게 임하라”고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생일과 대통령 당선일, 결혼기념일이 겹친 이른바 ‘트리플데이’를 하루 앞둔 18일에는 전·현직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송찬욱 song@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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