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들 울린 ‘바르다김선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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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용품 본사서 고가구매 강요… 공정위, 6억 과징금-시정명령
서울-경기 프랜차이즈 가맹점 74%… ‘물품대금에 가맹금 포함’ 몰라

김밥 프랜차이즈 업체인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온라인쇼핑몰에서 3만7800원에 살 수 있는 위생마스크를 가맹본부로부터 5만3700원에 사야 했다. 1만5900원이나 더 비쌌지만 가맹본부는 “제품의 동일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살균소독제도 온라인쇼핑몰보다 1660원 더 비싼 값에 구매해야만 했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제품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데 전혀 관련 없는 물건들을 가맹점주들에게 강제로 판매해 온 바르다김선생에 과징금 6억34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바르다김선생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세척제, 소독제, 음식용기, 일회용 숟가락 등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물건들도 반드시 가맹본부에서 사도록 했다. 바르다김선생은 또 가맹점을 차리려는 가맹 희망자들에게 인근 가맹점 현황에 관한 정보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가맹사업법 위반이다.

가맹점주들은 관련 법 규정을 잘 알지 못해 이처럼 눈 뜨고 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공정위가 서울시, 경기도의 치킨, 커피, 분식 관련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 30곳에 소속된 2000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가맹점주의 74%가 가맹본부에 내는 물품대금에 가맹금이 포함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예컨대 치킨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로부터 생닭을 반드시 사야 하는데, 가맹본부가 생닭 판매로 얻은 수익은 ‘차액 가맹금’이 된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이런 사실은 알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가맹금만 계산한 뒤 가맹점 계약을 맺는다. 결과적으로 예상보다 더 비싼 가맹금을 낼 가능성이 많은 셈. 공정위는 이런 허점을 보완하는 규정을 내년 초에 마련할 예정이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도 않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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