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첫 겨울올림픽… 그 뒤엔 전이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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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D-76]여자 쇼트트랙서 깜짝 평창 티켓, 1500m 샤이넨 고 36위 턱걸이
2015년부터 대표팀 지도 전 코치 “온 나라 떠들썩… 전폭 지원 약속”

샤이넨 고(왼쪽)와 전이경 코치.
샤이넨 고(왼쪽)와 전이경 코치.
싱가포르가 내년 평창에서 사상 처음으로 겨울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평균 기온 25도가 넘는 싱가포르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데는 한국 쇼트트랙에서 ‘원조 여제’로 불린 전이경(41)도 큰 힘이 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24일 발표한 2018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 국가별 출전권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여자 1500m에서 출전 쿼터 한 장을 확보했다.

싱가포르의 스포츠 역사를 바꾼 주인공은 샤이넨 고(18). 샤이넨 고는 9일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500m 예선에서 함께 뛴 선수들이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행운의 2위로 준결선에 올라 랭킹 포인트 144점을 따냈다. 1∼4차 대회에서 총 146점을 얻은 샤이넨 고는 36명의 출전 엔트리 가운데 36위로 평창행의 감격을 누렸다.

샤이넨 고는 2015년부터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전이경의 지도 아래 기량을 키웠다.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차지한 전 코치는 걸음마 수준이던 싱가포르 쇼트트랙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 코치는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내보내려고 키운 선수다. 시험 삼아 1500m를 한번 뛰어보게 한 건데 막차로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아이스하키를 하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샤이넨 고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보고 감동해 다시 쇼트트랙 선수가 됐다. 전 코치는 “남은 기간 동안 장거리 훈련을 시키고 체력을 끌어올려 5초 이상 단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코치는 예상하지 못한 평창 올림픽 티켓 확보에 들떠 있는 싱가포르 체육계의 분위기도 전했다. “싱가포르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들이 너무 좋아한다. 마치 올림픽 금메달이라도 딴 것 같다.” 전 코치에 따르면 싱가포르에는 링크가 하나밖에 없는 데다 1시간 사용료가 1000싱가포르달러(약 80만 원)에 이른다. 전 코치는 “이제 평창 대비 훈련을 확실하게 지원해줄 것 같다. 하루 한두 시간밖에 못 쓰던 링크를 오래 쓸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전 코치 역시 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을 밝혔다. “은퇴 후 20년 만에 지도자로 다시 올림픽에 나가게 됩니다. 롱패딩의 인기가 뜨겁다던데 나도 입고 평창에 갈 겁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평창올림픽#싱가포르#쇼트트랙#전이경#샤이넨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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