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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퀄컴사건 패소 땐 공정위 ‘지급불능’ 초유사태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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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퀄컴사건 패소 땐 공정위 ‘지급불능’ 초유사태 올수도

뉴스1입력 2017-11-24 10:49수정 2017-11-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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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과징금은 국고 귀속…환급 땐 공정위 홀로 감당
사건 대형화 추세, 예산 확보 제도적 대책 마련해야
세계적인 통신칩셋 및 특허라이선스 사업자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조3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뉴스1 DB © News1
과징금 1조300억원이 부과된 퀄컴 사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재정운용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빠르면 내년 결론이 나게 될 이번 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할 경우 원금만 1조원이 넘는 환급액을 공정위가 홀로 감당해야 한다. 공정위의 과징금 세수가 바닥나 ‘지급 불능’ 사태에 빠질 경우 정부차원의 재정 대책을 세워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24일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이 올해 과징금 1조300억원을 공정위에 납부함에 따라 지난 8월 기준 공정위 과징금 징수결정액은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결산 이후 이 금액은 모두 국고로 귀속된다.

퀄컴 소송에서 내년이나 내후년 공정위가 패소하면 그해 과징금 부과 세입으로 환급금을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통상 한해 과징금 수입은 1조원이 넘지 않는다. 2013~2016년 과징금 세수는 5500억~7600억원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퀄컴 소송이 장기간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벌어질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원회는 예산안심사검토보고서에서 “기존 최다 고액과징금 부과사건인 7개 액화석유가스 공급회사 사건의 경우 고등법원선고까지 약 1년3개월이 소요됐다”며 지난 2월 소제기된 퀄컴사건도 2018년 연내 과징금 환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가산금이다.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발달과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로 갈수록 국제 카르텔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 퀄컴의 1조300억원 과징금은 역대 최고액이다. 직전 최고액인 2500억원의 4배에 달한다. 만약 이 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하면 과징금을 환급하는데 몇년이 걸릴 수 있고 그만큼 가산금을 내야한다.
© News1

과거 있었던 대형 과징금 사건에서도 공정위는 환급금을 마련하는데 애를 먹었다. 2015년과 2016년 총 4건의 ‘대형사건’에서 공정위가 패소한 뒤 과징금을 돌려주는데 평균 130일이 걸렸다. 환급 총액은 4400억7200만원이다. 공정위 과징금 세수가 부족해 지연 지급함에 따라 환급가산금이 총 28억4700만원에 달했다.

올 1월 퀄컴사건 이전 최대 과징금 부과 사건은 2015년 석유제품 제조 판매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 사건이었다. 공정위는 이 소송에서 패소해 과징금 환급액은 2548억원에 달했다.

공정위가 그해 거둬들인 과징금 수입으로 이 돈을 충당할 수 없게 되자 연체가 발생했다. 환급금을 모두 지급하는데는 159일이 걸렸다. 법정 환급 가산 이율인 1.6%의 이자가 붙어 17억4200만원의 국고가 손실됐다.


지난해 라면 제조·판매사업자의 담합 사건도 약 1242억의 과징금을 환급하는데 155일이 걸렸고 지연가산금은 8억3100만원이었다.

거액의 과징금을 환급해야 하는 경우 공정위가 지급 여력이 없는 이유는 제도의 문제다. 국고금관리법상 과징금 환급은 징수한 과징금 수입으로 충당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과징금 환급을 대비한 별도의 예산도 없다. 예비비를 쓸 수도 없다.

보통의 경우 한해 과징금 환급액이 해당 연도 징수액보다 적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남는 과징금 수입을 국고에 귀속해 국가수입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갈수록 과징금액이 대형화하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정위가 해마다 내놓은 세수추계도 이런 대형 사건 앞에서는 무의미해진다. 세수추계는 최근 5개년 수입중 최고와 최저를 빼고 평균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으나 1조원대의 환급이 발생하면 대응하기 곤란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퀄컴 소송에서 물론 승소를 해야 하겠지만 만약에 패소하게 된다면 공정위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현재 규정상 가능한 다른 방법이 있는지 부처간 협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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