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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美유학생 “100곳 지원에 인터뷰 3곳뿐”… 트럼프 反이민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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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美유학생 “100곳 지원에 인터뷰 3곳뿐”… 트럼프 反이민 불똥

박용특파원 입력 2017-10-24 03:00수정 2017-10-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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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가, 취업 좁은 문 비상
18일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대 공대 학생들이 실험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1920년 설립된 이 학교의 재학생은 모두 6835명이며 그중 14.6%인 996명이 외국인 유학생이다. 뉴헤이븐=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우간다에서 대학을 졸업한 바버라 나브와이어 씨는 지난달 1일 미국 뉴욕의 JFK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코네티컷주 뉴헤이븐대 경영대 석사과정(MBA) 입학 허가서를 손에 쥐고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대서양을 건넜다.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하는 삼촌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유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취업 걱정이 벌써부터 태산이다. 이민 개혁을 통해 이민자를 줄이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18일 뉴헤이븐대 캠퍼스에서 만난 나브와이어 씨는 “한 학기 등록금 8700달러(약 983만 원)에 의료보험료 1000달러, 4명의 친구와 함께 쓰는 아파트 월세로 700달러가 든다”며 “큰돈을 쓰고도 졸업 후 미국 기업에 취업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인 유학생들도 외국인에게 부쩍 엄격해진 취업문을 걱정하고 있다. 정준서 씨(28·미시간주립대 마케팅리서치 석사 과정)는 “미국 회사에 여러 번 지원했는데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취업비자(H-1B) 관련 문제로 실패를 많이 했다”며 “100군데 지원하면 인터뷰를 하러 오라는 회사는 2, 3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동부의 아이비리그 명문대 유학생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예일대에는 118개국에서 온 유학생과 교수 4462명이 있다. 학생 5명 중 1명은 외국인이다. 브라질 출신의 다니엘라 브리겐티 씨(예일대 역사학과 4학년)는 “이민정책이 곧 크게 바뀐다고 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중동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여행금지 조치와 반(反)이민 개혁, 좁아진 유학생 취업문 등을 유학생 모집과 입학의 변수로 지목한다.

앤 쿨먼 예일대 국제학생처장은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현재까진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부의 이민개혁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브와이어 씨가 다니는 뉴헤이븐대처럼 규모가 작은 중소 대학의 불안감은 더 크다. 학교가 성장하려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하지만, 트럼프의 이민개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지원자 수가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중동계 유학생 비중이 큰 뉴헤이븐대는 이번 가을학기 외국인 입학생이 늘었지만, 전체 지원자 수는 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터 캐피 뉴헤이븐대 입학관리 부총장은 “학생들의 입학과 체류를 어렵게 하는 정책은 분명히 걱정스럽다”며 “외국인 학생들의 불안감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담 등을 통해 현재 큰 변화가 없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개혁에 대한 불안감이 미국 대학의 중장기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대학들은 교수진의 국제화와 다양화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소수 인종 및 다양한 배경과 국적을 가진 교수진을 확보해 연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데다 학생 유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일대는 2015년 교수진 등에 소수 인종과 외국인을 더 늘려 다양성을 확대하는 프로젝트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뉴욕 컬럼비아대도 최근 이 같은 다양성 프로젝트에 5년간 1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트럼프#반이민#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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