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박태환, 자유형 200m ‘시즌 베스트’ 금메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5시 45분


박태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태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7월 세계선수권때 보다 빠른 1분 46초23
전날 계영 800m선 폭발적 스퍼트로 우승
도쿄올림픽 출전 질문엔“내겐 너무 먼 얘기”


‘마린보이’박태환(28·인천광역시청)의 실력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한 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그는 국내 무대에서 변함없는 절대 1인자다.

박태환은 23일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2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예선을 1분48초43(1위)에 마친 박태환은 결승에서 더욱 힘을 냈다. 0.64초의 반응속도로 출발해 첫 50m 구간부터 예선과는 달랐다. 25초98을 25초07로 단축했고, 100m 구간은 더욱 가속을 냈다. 51초99(예선 53초79).

예선에서는 150m 구간을 기점으로 치고 나섰으나 결승에서는 초반부터 속도를 냈다.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은 채 1분19초59로 마지막 50m 레이스에 나서 정상에 올랐다. 1분46초23은 올 시즌 그의 최고 성적이다.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에서는 1분47초11에 골인, 8위에 랭크됐다.

박태환은 확실히 즐기는 모습이었다. 하루 전(10월 22일) 계영 800m에서 인천선발팀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한 그는 줄곧 3위로 달리던 팀을 폭발적인 활약으로 역전 우승을 선물하면서 한국기록(7분19초37)도 작성했다.

실내수영장 스탠드를 가득 채운 관중도 동료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인 박태환을 향해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사실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세계선수권 이후 휴식을 취하다 전국체전을 제대로 준비한 것은 4∼5주 정도. 제대로 훈련했다면 45초대 초반도 노려볼 수 있었으나 1개월여 훈련으론 많이 부족했다. “훈련량에 비해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한 이유다.

박태환은 더 이상 자신이 ‘독주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후배들과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이제 어색하지 않다. 세월을 막을 도리는 없다. “수영 자체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 중이다.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전 종목 예선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신 그는 일단 2018자카르타아시안게임 준비에 매진할 참이다. “(대회까지) 1년여 정도 남았다. 성적도 중요하나 좋은 마무리의 욕심도 크다”고 했다. 2020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대한 거듭된 물음에 “내게는 너무 먼 이야기”라던 그는 일단 오늘에 최선을 다한 뒤 언젠가 찾아올 마지막 순간에 모두의 갈채를 받길 희망한다. 24일 주 종목 400m에 나설 박태환은 “오늘 뛴 200m에 200m를 더한 레이스다.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청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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