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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명이 국민 대변?”vs “합리적 결정”…신고리원전 재개에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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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명이 국민 대변?”vs “합리적 결정”…신고리원전 재개에 ‘팽팽’

뉴스1입력 2017-10-20 13:44수정 2017-10-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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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고리공론화위원회의 \'정부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7.10.20/뉴스1 © News1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원들이 20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재개' 권고 발표에 눈물을 보이고 있다.2017.10.20/뉴스1 © News1

“제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잖아요. 470명이 5000만 전 국민을 대변할 수 있을까요?”

“합리적인 결정이죠.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방식도 신선하고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을 계기로 새 정부들어 탈핵논의가 대두되면서 중단됐던 신고리 원자력발전 5·6호기 공사가 3개월간의 공론화 끝에 20일 ‘공사재개’로 결정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찬성’과 ‘반대’는 물론, ‘공론화 과정의 실효성’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오전 10시 공사 재개 방침을 발표한 김지형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시민참여단 471명이 3개월간의 숙의 끝에 내린 의견 ”이라며 “시민대표가 참여해서 숙성된 의견을 수렴한 민주적 의사결정”이라고 밝힌 평가와는 온도차가 큰 반응이다.


◇“공론화 절차에 시민대표 참여는 갈등관리 사회적 함의 지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 471명을 대상으로 최종 조사한 결과, 공사재개를 선택한 사람은 59.5%, 중단을 선택한 사람은 40.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4차 최종 조사의 오차범위인 95% 신뢰수준에서 ±3.6%포인트를 넘는 것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가 인정된다는 뜻이다.


최종 권고안을 발표한 김 위원장은 “공론화 절차에 시민대표가 참여한 것은 ‘갈등관리’라는 사회적 함의까지 지닌다”며 이번 최종 공론조사 결과의 의의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공론화위의 최종 권고안을 접한 시민들은 개개인의 입장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오히려 탈원전 찬성측과 반대측 ‘갈등’은 더욱 깊어질 분위기다.

4살배기 딸을 키운다는 최모씨(34·여)는 “우리나라에서도 재난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만약 지진이라도 나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처럼 원전폭발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특히 원전의 경우 사고가 났을 때 그 피해는 복구할 수도 없는 데다 유전병처럼 대를 이어 피해를 끼치는 엄청난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그런 위험성을 얼마나 고려했을지 의문이 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직장인 이모씨(41)도 “비록 건설재개 의견이 59%로 나왔지만 건설중단 의견도 40%에 육박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일반시민들이 원자력발전에 대한 긍정적인 홍보만 접했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원 A씨(30·여)도 “(탈핵을 위해)긴 시간 노력을 해 놓고 왜 이제와서 다시 공사를 재개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당장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를 만들 수도 없는데 무작정 탈핵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공사재개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생 김현민씨(26)는 “오늘 발표된 권고안에 크게 동의한다”며 “단계적으로 원전을 축소하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병행하는 게 옳다”고 평가했다.

직장인 신성용씨(32)도 “원전 축소로 정책의 가닥을 잡는 것은 옳다”면서도 “태양열발전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 성공한 미국은 (태양열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큰 면적과 환경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외국과 다른 환경적 요인을 가진 한국이 무작정 유익한 에너지원인 원전을 포기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문모씨(30)도 “당장 신재생에너지가 뚝딱 나오는 것도 아닌데 원전을 포기하면 무슨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원전을 멈추기보다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리스크 관리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민주적인 방식 환영”…“471명이 전 국민 대표할 수 있나?”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재개 여부를 놓고 도입된 ‘공론화 모델’에 대해서도 시민들 반응은 엇갈린다.

문재인정부의 ‘1호 숙의민주주의 실험’이었던 공론화위는 신고리원전 문제와는 별도로 한국사회의 새 갈등해소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받아왔다.

공론조사 방식은 1988년 제임스 피시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안한 여론수렴 방법으로, 국민을 대표할 수 있게 표본추출한 소수시민이 자료집, 전문가 강연 등 숙의과정을 거쳐 이전과 생각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는 게 핵심이다.

시민이 어떤 사안을 충분히 이해한 뒤 내리는 판단은 신뢰할 수 있고, 정책에도 반영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 조사기법이다.

직장인 김모씨(29)는 ‘공사재개’로 최종결정한 공로화위의 결정에 “의외”라고 밝히면서도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직접 시민대표가 참여해 숙의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론화와 같은 숙의과정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또 다른 직장인 우모씨(39)도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에 대해 공론화라는 과정을 거쳐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이 신선했다”며 “많은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 국가정책을 결정할 때도 이런 절차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가정주부 한모씨(56)는 “정부의 주요 사안을 국민의 의견수렴과정으로 결정하는 과정을 보면서 진정한 민주정권이 들어섰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500명가량의 시민대표가 과연 5000만 국민의 뜻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최씨는 “시민참여단 470명이 참여했다고 들었지만 내 목소리는 그 안에 들어간 것이 아니지 않냐”고 되물으면서 “전 국민의 0.0001%에 불과한 ‘극소수 의견’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운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원생 성모씨(35)도 “숙의 민주주의에 대한 접근이 다소 단순하게 적용된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며 “471명이 아니라 최소한 5만명이 이상 참여하는 규모의 참여단을 구성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최대 다수의 의견이 모인 방법으로 신뢰성을 높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이 직접 참여해 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방식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면서도 “시민대표의 결정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이 없도록 제대로 된 공론화 방식을 연구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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