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조 금메달리스트 “팀 닥터, 수면제 준 뒤 호텔방 찾아와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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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9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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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일라 마로니. 사진=시카고트리뷴 캡쳐
맥카일라 마로니. 사진=시카고트리뷴 캡쳐
2015년 은퇴한 미국 체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22)가 팀 닥터에게 수년간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폭로했다.

마로니는 18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미국 체조국가대표팀 닥터로 일해 온 래리 나사르 박사(53)의 만행을 세상에 알렸다.

미국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지난 30년 간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에서 일 해온 나사르는 지난 7월 아동포르노 소지 혐의로 기소돼 현재 미시건 감옥에 수감된 상태다.

또한 나사르는 125명 이상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까지 받고 있어 이와 관련한 재판도 남아있는 상태다.

마로니의 말에 따르면 나사르의 성추행은 열세 살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은 텍사스 주 휴스턴 북부의 한 캠프장으로 훈련을 떠났다.

마로니는 나사르가 자신에게 치료를 핑계로 성추행을 했다고 전했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나사르의 성추행은 그 뒤로도 계속됐다. 마로니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기계체조 여자 도마 은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얻었을 때도, 남몰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로니는 런던 올림픽을 앞둔 지난 2011년 도쿄 세계체조선수권 참가 당시에도 나사르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마로니는 당시 나사르가 자신에게 수면제를 준 뒤 호텔 방으로 찾아와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하며 “나는 그날 밤 죽고 싶었다”며 끔찍했던 그 때를 떠올렸다.

마로니는 소셜미디어에서 행해지고 있는‘미투(#MeToo)’ 캠페인에 동참하며 이 같은 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투(#MeToo)’ 캠페인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턴의 성추문 사건이 촉발된 이후 시작된 캠페인으로, 성폭행 피해자들이 소셜미디어에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성추행·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캠페인이다.

마로니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MeTOO’ 해시태그를 단 뒤 “성추행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권력과 지위가 있는 곳 어디서나 발생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꿈이 있었고, 그 꿈 때문에 역겨운 것들을 참아왔다”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마로니는 “우리의 침묵은 가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의 힘을 되찾을 때“라며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미국 스포츠협회는 성명을 통해 나사르의 행동을 질타한 뒤 “우리는 성적 학대와 관련한 정책과 절차를 강화하고 개선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에 대해 즉각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을 재고하기 위한 교육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사르 측 변호인은 마로니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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