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에펠탑 방어벽 설치 위해 입장료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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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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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앞뒤엔 유리벽, 양옆엔 철골 창살
테러방지용… 공사비 400억원
11월부터 엘리베이터 사용료 인상… “거액 들여 품격만 떨어뜨려” 반대도

공사 끝나면 2.5m 유리벽이… 테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에펠탑 주변에 2.5m 높이의 유리벽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완공 후 예상 모습. 사진 출처 르파리지앵
공사 끝나면 2.5m 유리벽이… 테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에펠탑 주변에 2.5m 높이의 유리벽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완공 후 예상 모습. 사진 출처 르파리지앵
매년 7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파리의 상징’ 에펠탑 주변은 요즘 공사가 한창이다. 이달 5일부터 에펠탑 주변으로 유리벽을 세우는 공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17일 현장을 찾아보니 한창 대형 중장비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며 기초 공사 작업에 한창이었다. 파리시의 용역을 받아 현지에서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베베크 프랑크 씨는 “에펠탑 앞뒤 센 강변과 마르스광장 쪽은 유리벽을, 양옆은 철골 창살 형태로 벽을 세우는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7월 14일 프랑스대혁명일 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펠탑에 벽을 세우는 이유는 잇달아 터지고 있는 테러를 막기 위해서다. 올 8월 한 19세 남성이 밤늦게 흉기를 가지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붙잡히는 등 에펠탑 주변에서는 테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싱크탱크인 프랑스 정보리서치센터(CF2R) 디렉터 알랭 로디에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여러 차례 이슬람국가(IS)의 선전 이미지로 사용되며 명백하게 테러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펠탑은 지금도 지난해 6월 ‘유로 2016’ 경기를 앞두고 세워둔 임시 철골물로 주변을 둘러싸고 경찰이 보안 검색을 거쳐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 임시 철골물 앞뒤로 2.5m 높이의 유리벽, 양옆으로 창살 모양으로 된 벽이 세워지는데 공사비가 3000만 유로(약 400억 원)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찬성 의견도 있지만 파리 시민들은 반대 의견이 만만찮다. 길에서 만난 파리 시민 티에리 씨는 “외국인에겐 좋을지 모르지만 프랑스인으로서는 에펠탑의 품격을 너무 많은 돈을 들여 스스로 낮추는 것이 안타깝다”고 반대 뜻을 밝혔다. 에펠탑은 비싼 공사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에펠탑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비용을 3∼8유로(약 4000∼1만1000원) 올릴 예정이다.

파리시는 “유리벽으로 4면을 모두 둘러쌀 경우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고 환기도 필요해 양옆은 쇠창살을 세울 예정”이라고 했지만 “마치 감옥 같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쇠창살 사이로 충분히 총을 쏠 수 있고 벽 밖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게 돼 오히려 그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차량 돌진 테러가 이어지면서 곳곳에 방어벽이 세워지고 있다. 지난해 7월 86명이 목숨을 잃은 니스 트럭 테러 이후 사고 현장인 프롬나드데장글레에는 더 이상 차가 인도로 들어올 수 없도록 야자수를 심고, 방어막을 설치했다. 올 3월 차량이 돌진했던 영국 웨스트민스터 다리에도 방어벽이 설치됐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파리#에펠탑#방어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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