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 어금니 아빠 이영학 딸 심리 상태는? “父 없으면 죽는다” 절대적 종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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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3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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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 딸 영장 기각

사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 딸 영장 기각/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사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 딸 영장 기각/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여중생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은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부인 사망 이후 성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유인이 쉬운 딸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학은 검사 결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성향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이영학의 지시에 따라 친구 김모 양(14)을 유인하고 수면제를 건넨 뒤 시신 유기 현장에도 함께 한 딸 이모 양(14)은 왜 아버지의 범행을 돕게 됐을까.

경찰에 따르면, 이 양은 아버지에 대한 종속 성향이 상당히 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학의 딸을 면담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한상아 경장은 “딸은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을 하기 훨씬 전부터 물려받은 유전병에 대해 고민·상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오직 아버지뿐이었다”고 말했다. 이 양은 아버지가 앓는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함께 앓고 있다.

한 경장은 “본인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아버지에 의존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아버지가 모금 활동으로 생계를 책임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양은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는 아버지의 말에 친구를 데려오고,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이는 일련의 행동에서도 ‘아빠랑 약속한 계획이 틀어질까 봐’ 걱정하며 아버지가 시키지 않은 행동도 했다.

또한 이 양은 아버지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한 경장은 “아버지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하는 걸 못 견뎌 한다”면서 “조금이라도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할 만큼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경장은 “아버지의 행위에 대해서 전혀 가치 판단이 안 되는 상태”라며 “이 양이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까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경장은 “이 양이 친구의 죽음에 대해 놀라고 많이 당황했다고 표현은 한다”면서도 “이번 일이 커졌고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어쩔 수 없이 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3일 경찰은 이영학에게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살인과 형법상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전날 구속영장이 기각된 공범 딸에 대하선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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