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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성희]흔들리는 ‘메이드 인 저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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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성희]흔들리는 ‘메이드 인 저팬’

정성희 논설위원 입력 2017-10-12 03:00수정 2017-10-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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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정치가 집안 출신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한때 회사원이었다. 그가 유일하게 근무했던 회사가 일본 3위의 철강회사 고베제강이다. 미국 유학 중이던 아베는 고베제강 뉴욕지사에 취업했고 나중에는 본사에 근무했다. 정치인 아버지의 비서관으로 갈 때까지 그가 근무한 기간은 3년 반이다. 잘나가던 고베제강도 중국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우리와 마찬가지인데 이번에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악재를 만났다.

▷고베제강이 자동차와 항공기 철도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 일부에서 강도나 내구성에서 기준에 미치지 못한 제품의 데이터를 조작해 납품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품질 조작은 10여 년에 걸쳐 관리직 묵인하에 직원 수십 명에 의해 이뤄졌는데 해당 물량이 연간 2만 t에, 납품받은 회사도 200여 곳에 이른다. 연루자들은 기준에 미달했더라도 ‘이 정도면 안전에 문제없다’고 판단해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하니 이것이 우리가 아는 일본 기업 맞나 싶다.

▷지난해에는 미쓰비시자동차가 연비 조작 파문을 일으켜 닛산에 인수됐는데 그 닛산 자동차가 무자격자에게 완성차의 브레이크 안전 검사를 맡겨 지난주 100만 대 넘는 자동차가 리콜에 들어갔다. 다카다 에어백도 제품 불량으로 업계 최대 규모의 리콜을 하는 과정에서 파산하고 말았다. 세계적으로 감탄을 자아낸 일본 제조업의 품질 신화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글로벌 경쟁 심화로 악화하는 경영환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후발 국가의 추격으로 품질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데 장인정신을 가진 숙련공은 사라지고 있다. 과거 할복 풍습에서 보듯 실적에 대해 과하게 책임을 지는 문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늘 실패에서 배우고 더 강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09년 리콜 사태로 곧 망할 것 같았던 도요타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메이드 인 저팬’ 신화가 흔들리고 있지만 우리는 그 현상보다는 실패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일본의 무서운 회복력을 직시해야 한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아베신조#고베제강#메이드 인 저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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