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난 100년간 혁신 이끈 아시아 최고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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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창간 100년 맞아 5곳 선정
핵심 성장동력은 경영자 리더십… 이건희회장 1993년 품질경영 선언
세계최고 수준 기술기업 이끌어… 알리바바도 마윈 리더십 밑바탕
소니-도요타는 위기 대처능력 꼽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100년간 세계 경제 판도를 바꾼 아시아 기업 5곳을 꼽으면서 그중 하나로 삼성그룹을 선정했다. 삼성전자 외에 일본의 소니와 도요타, 인도주택개발은행(HDFC),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함께 꼽혔다.

이 기사는 20일(현지 시간) 포브스 창간 100년을 기념한 특집 기획기사로 다뤄졌다. 포브스는 “지난 한 세기 아시아는 혁명의 시대를 보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포브스는 “1917년 중국은 분열됐고,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가난한 국가였다. 2017년 현재 인도와 중국은 가장 큰 경제대국이 됐다. 아시아는 이제 서구 시장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5개 기업 중 삼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포브스는 삼성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면서 “199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지금의 위상에 올라서기 위한 진정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내용으로 잘 알려진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삼성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매출은 1993년 28조6800억 원에서 지난해 201조8700억 원으로 늘었다. 포브스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삼성을 그저 그런 전자업체에서 오늘날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기술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인스티튜트(RI)’에서 발표한 ‘2017 글로벌 CSR 순위’에서 지난해 20위에서 무려 69계단 하락한 89위에 머물렀다. 포브스가 혁신기업으로 삼성을 꼽은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재계 관계자는 “RI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점으로, 포브스는 장기간에 걸쳐 기업이 이룬 혁신을 중점으로 봤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부회장 구속으로 상황이 상황인 만큼 개별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혁명을 이끈 나머지 기업의 핵심 성장 동력도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포브스의 분석이다.

인도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된 인도 민간은행 HDFC의 아디트야 푸리 최고경영자도 1994년부터 지금까지 23년에 걸쳐 은행을 이끌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신뢰가 자산’이라는 모토 아래 소액 은행업무, 도매 은행업무, 장기금융 등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주도해 은행의 성장률을 10년 넘게 25∼30%의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2007년 403개의 지점과 5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은행 ‘센추리온 은행 펀자브’를 인수할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HDFC는 3개국에 4700여 개 지점을 보유한 인도 최대 민간은행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포브스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가 전무했던 1999년, 중국 내 인터넷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마윈 회장의 ‘혜안’이 알리바바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일본 업체 소니와 도요타는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이 꼽혔다. 소니는 1980년대 초 세계 경기 침체로 매출 급감을 겪었지만 꾸준한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포브스는 “소니는 음악으로 시작한 뒤 오디오와 비디오, 영화산업으로까지 진출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더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기회로 삼아 1950년 초 미국과 브라질에 공장을 개설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성#기업#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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