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반걸음차… 두산, 역전 우승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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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7이닝 무실점-민병헌 투런
KIA에 6-0 완승… 0.5경기차 추격

큰 경기일수록 흐름이 예상치 못한 데서 바뀐다. 에이스가 맞붙은 투수 전에서는 실투 한 개가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

22일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1, 2위끼리 맞붙은 KIA와 두산의 광주 경기에서도 실투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헥터는 3회초 0-0 상황에서 1사까지 피안타 없이 삼진 4개를 잡아내며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0km 직구가 좌우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두산 9번 타자 허경민의 빗맞은 타구가 묘하게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일이 꼬였다. 씁쓸한 표정을 짓던 헥터는 다음 타자인 민병헌에게 3구째 던진 135km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높게 쏠리면서 2점 홈런을 허용했다. 평소 변화구에 스윙 타이밍을 맞추고 타석에 서는 민병헌은 헥터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일격을 맞은 헥터는 4회초 양의지에게 한 점 홈런을 더 얻어맞았다. 민병헌에게는 계속 행운이 따랐다. 5회초 헥터는 선두 민병헌에게 홈런 맞은 것을 의식하다 볼넷을 내줬다. 다음 류지혁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갔지만 투구 직전 스타트를 끊은 민병헌을 커버하기 위해 유격수 김선빈이 2루 쪽으로 이동하면서 안타가 돼 무사 1, 3루가 됐다. 이어 박건우와 김재환이 흔들린 헥터를 상대로 연이어 적시타를 터뜨려 점수 차가 5-0까지 벌어졌다.

7회 1점을 추가한 두산은 KIA를 6-0으로 꺾고 5연승을 내달리며 KIA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유리한 볼카운트마다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KIA 타자들의 리듬을 빼앗았다.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장원준은 시즌 13승(9패)째를 올렸다. 장원준은 지난해 4월 30일 KIA를 맞아 승리 투수가 된 뒤 KIA전 7연승을 거두며 천적임을 과시했다. 두산전에서 3연승 중이던 헥터는 시즌 5패(18승)째를 당했다. KIA는 1회말 1사 1, 2루의 기선 제압 기회를 병살타로 날려버린 게 아쉬웠다. 8회말 무사 1, 2루에서도 범타와 주루사로 ‘밥상’을 걷어찼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야구#두산 베어스#장원준#민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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