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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연합, 도시바반도체 인수…애플 참여 ‘神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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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연합, 도시바반도체 인수…애플 참여 ‘神의 한수’

뉴스1입력 2017-09-20 16:34수정 2017-09-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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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주요 고객 애플, 최소 30억달러 지원 예상…한미일 연합에 힘 실려
SK하이닉스 ‘7개월 우여곡절’ 성과 눈앞
지난 9월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하이닉스 분당사무소에서 직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2017.9.13/뉴스1 © News1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자로 선정됐다. 도시바의 주요 고객인 애플이 한미일 연합에 참여한 점이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사업부를 팔면서도 경영권을 넘기지 않은 채 메모리반도체 경쟁체제를 유지하는데 일본당국·도시바, 애플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연합 인수자 선정, 애플 참여가 결정적”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도시바메모리 인수자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참여가 도시바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애플이 큰 비중을 맡으면서 한미일 연합으로 승기가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중 30% 이상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한미일 연합에 참가하면서 베인캐피털에 인수 자금으로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어 이번 도시바의 이사회를 앞두고 베인캐피털이 애플에 지원 자금을 70억달러(약 7조9002억원)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SK하이닉스가 2000억엔(약 2조원)을 출자하기로 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애플은 WD 컨소시엄에도 참여 의사를 나타냈지만 액수는 500억엔(약 5063억원)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더욱이 애플은 WD가 향후 도시바메모리의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이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애플은 협상 과정에서 WD가 도시바메모리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앞으로 도시바의 칩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분야 2위인 도시바를 3위인 WD가 지배하면 구매협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도시바 반도체의 주요 고객이라는 위치 때문에 인수전 초기부터 여러 컨소시엄에서 ‘러브콜’을 받았다”며 “WD 컨소시엄으로 기우는 듯했던 승기가 한미일 연합으로 넘어오는데 애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안서 접수부터 인수자 선정까지 7개월, ‘우여곡절’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의 참가자들은 지난 2월 제안서 접수 뒤 7개월여에 걸쳐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경쟁해왔다. 특히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놓고도 그 뒤 이를 취소하고 새로운 파트너와 협상을 진행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갯 속 형국이 이어졌다. SK하이닉스도 다양한 조합으로 인수를 타진한 끝에 이번에 인수자로 결정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도시바 지분 인수를 위한 제안서에 약 3조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지분 20%를 매물로 내놓았고 SK하이닉스와 WD 외에도 폭스콘, 마이크론, 여러 사모펀드 등이 참여했다. 그 뒤 도시바는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놓으며 판을 키웠고 매각가로 2조엔 이상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3월말 진행된 예비 입찰과 5월 진행된 2차 입찰에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참여했다. 인수금액이 커진데 따라 단독 인수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와 현지 여론을 감안한 결정으로 여겨졌다. 이 2번의 입찰에서 폭스콘이 인수가로 3조엔을 써냈고 미국 브로드컴-실버레이크파트너스 컨소시엄은 2조엔을,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1조~2조엔가량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금액 면에서도 뒤진데다 일본과 업계의 견제까지 더해져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뒤 SK하이닉스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베인캐피털,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등과 함께 한미일 연합을 구성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승부수가 맞아떨어지면서 한미일 연합은 브로드컴 컨소시엄을 제치고 6월2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르면 6월말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수전이 미궁에 빠졌다. WD가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법원에 각각 매각을 중지시켜달라고 제소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인데다 SK하이닉스가 향후 지분을 일정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8월말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하면서 WD와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으로 구성된 ‘신(新) 미일 연합’과 협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뒤 도시바가 신 미일 연합에 독점협상권 부여를 검토하는 등 한미일 연합의 인수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으로 분석됐지만 애플이 참여하면서 판도가 다시 한번 뒤집혔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번복되는 등 복잡하게 인수전이 진행된 만큼 앞으로도 변수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인수자로 선정됐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향후 본계약, 협의사항 이행 등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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