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김정은 정권 완전히 파괴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0일 00시 00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깡패 정권’ ‘타락한 국가’로 규정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김정은을 ‘로켓맨’에 비유하며 “그 자신과 자신의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두 정상이 유엔 결의의 엄격한 이행을 통해 북한에 최대의 압력을 가하기로 약속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유엔 총회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북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맞서는 대북 제재와 압박의 단일 전선을 만들겠다는 각오인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성공의 키를 쥐고 있는 시 주석에게 사전에 단단한 대북 공조를 못 박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의회도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 옭죄기에 들어갔다. 내년도 국방안보 지출을 담은 국방수권법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기관과의 계약을 해지하거나 금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을 명시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수뇌부는 대북 제재가 실패할 경우 결국 군사적 옵션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외교 옵션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테이블 위엔 수많은 군사 옵션이 있다”고 강조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는 대북 군사적 옵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분명히 밝혔다.

어제 뉴욕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 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엔 제재에도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평화적 해결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미국의 단호한 대북 압박 기조에 비춰 보면 다소 다른 뉘앙스다. 이런 한미 간 이견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양국 간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지만,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에서도 한미 공조는 철석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북핵 포기만 이끌어낼 수 있다면 북한과의 대화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을 중심으로 최대의 압박과 제재에 집중하는 시점이다. 국제사회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물샐틈없는 공조체제를 갖춰야 한다. 21일에는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 오찬회동이 열린다. 문 대통령은 단호하고 선명한 대북 메시지로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유엔#도널드 트럼프#북핵 포기#북핵 평화적 해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