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한미일, 2차 한국戰 가능성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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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앞두고 獨언론 인터뷰
송영무 국방, 전술핵 검토서 태도 바꿔
“재배치 안하는게 국익에 도움… EMP 대응할 무기 비밀리 개발중”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사진)은 북핵 위기와 관련해 “한미일은 2차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을 앞두고 16일 발간된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긴장 상태가 고조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현재 우리는 북한과 대화 채널이 없는 상태다. 판문점에서 핸드마이크나 육성으로 간단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힌 뒤 “군사적으로 하급 지휘선에서 오해가 발생할 경우 긴장 상황이 갑자기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핵무기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협상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최근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한 김정은의 도발적 언행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거의 확보했으며 이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공식 평가했다. 또 북한이 핵 능력을 마무리하기 위해 7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등에 나설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국방부는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관련 자료에서 화성-12형 발사 이후 김정은이 ‘화성-12형의 전력화 실현’ ‘국가핵무력 완성 목표 종착점’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기울여 끝장을 봐야 함’ 등을 언급한 것은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개발이 종착점에 다가섰다는 메시지를 통해 한미 양국을 위협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 현안 보고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은 주변국에 미칠 영향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함으로써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할 수 있다면) 전술핵을 재배치하지 않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4일 국방위에서 “북핵 대응 방안의 하나로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던 발언에서 청와대의 부정적 기류 등을 감안해 태도를 바꾼 것이다. 또 ‘북한의 전자기파(EMP) 공격에 대응한 전자파 레이저무기를 자체 개발 중이냐’는 질의에 “비밀리에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태평양지역 육군참모총장회의(PACC)’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군사 옵션을 포함한 모든 결과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무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유근형 기자
#정의용#유엔총회#전술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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