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두문불출… 생애 마지막 콩쿠르라 생각하며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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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니스트 손정범 한국인 첫 1위

2017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손정범(가운데)이 2위 독일의 파비안 뮐러(왼쪽), 3위 일본의 와타루 히사수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제공
2017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손정범(가운데)이 2위 독일의 파비안 뮐러(왼쪽), 3위 일본의 와타루 히사수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제공
“내 생애 마지막 콩쿠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피아니스트 손정범(26)이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 중의 하나인 ‘2017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는 “콩쿠르 참가 한 달 전부터 사람들 만나는 것도 자제하면서 연습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뮌헨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뮌스터 음대에 재학 중인 그는 그동안 국제콩쿠르에서 1위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2012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특별상, 발티돈 국제음악콩쿠르 2위, 2014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3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콩쿠르가 끝나면 항상 듣는 말이 ‘수고했다’였어요. 당시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한 끝’ 차이로 1등 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남았어요. 이번에는 절대 아쉬움을 남기지 말고 제대로 끝내 보자고 각오했죠.”

1952년 시작된 이 콩쿠르는 올해 피아노, 바이올린, 오보에, 기타 부문이 개최됐다. 정명훈(1973년 피아노 2위), 박혜윤(2009년 바이올린 1위), 이유라(2013년 비올라 1위) 등이 입상했지만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이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다들 고생했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즐겁게 살았어요. 많은 음악가들이 내성적이라고 하는데 전 스포츠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많은 외향적인 성향이거든요. 그 덕분에 다른 피아니스트들보다 다방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어요.”

그의 좌우명은 ‘오늘보다 내일 연주를 더 잘하는 음악인’이다. 이번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3년간 약 50개의 연주회에 참가한다.

손정범은 2015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올해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과는 자주 연락할 정도로 친하다. “성진이와 예권이 형에게 축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았어요. 그들이 우승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은 노력만 하면 어떤 콩쿠르도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2017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피아니스트 손정범#조성진#선우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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