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묘사는 폭력만? 현실 비춘 영화도 나온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5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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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호실‘의 한 장면. 사진제공|명필름
영화 ‘7호실‘의 한 장면. 사진제공|명필름
‘7호실’ ‘뷰티풀 데이즈’ 조선족 삶 조명

영화 ‘청년경찰’을 향한 국내 거주 중국동포 단체들의 반발 움직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범죄·스릴러 장르 한국영화들이 조선족으로 대표되는 중국동포를 범죄 집단으로 묘사한 데 따른 반발이다.

중국동포 단체 30곳이 모여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한편 6일 ‘청년경찰’ 제작진과 만나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달 개봉하는 마동석·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 역시 국내 조선족 조직간 범죄와 이를 소탕하는 경찰의 이야기로 이목을 끌고 있다. 다만 2000년대 초반 실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청년경찰’이 촉발한 ‘조선족 비하 논란’에서 한발 비껴난 분위기다.

조선족을 왜곡해 묘사하는 일부 영화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만 한쪽에서는 “전부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영화계 목소리도 나온다. 개봉을 준비 중인 신하균·도경수 주연의 ‘7호실’과 촬영을 앞둔 이나영 주연의 ‘뷰티풀 데이즈’가 대표적이다.

이들 영화는 국내 거주 중국동포의 일상에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몇몇 범죄영화가 수위를 한껏 높여 폭력의 상징으로 조선족을 바라보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각각 사연을 가졌지만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촬영을 마친 ‘7호실’에는 조선족 청년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폐업 위기의 DVD방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에서 배우 김동영이 연기하는 조선족 청년은 돈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착실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 실제 국내서 살아가는 대다수 중국동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7호실’의 이용승 감독은 최근 한국영화 속 조선족이 폭력적으로 그려지는 데 아쉬움을 갖고 자신의 영화에서는 “복덩이로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개봉에 앞서 7월 열린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돼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나영의 연기 복귀작으로 관심을 끄는 ‘뷰티풀 데이즈’도 비슷하다. 중국으로 탈북한 여성이 조선족과 어우러져 삶을 이어가고, 다시 한국으로 옮겨오는 과정을 담는다. 실화 소재인 만큼 현실성 높은 이야기다. 특히 주인공인 탈북 여성이 중국에 두고 온 조선족 아들이 극의 또 다른 축이 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화가 풀어낼 조선족의 모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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