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괌 엄포’에 놀란 美, 최첨단 드론 띄워 北ICBM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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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안보]기존 드론 성능개량 작업 착수… 미사일 발사부터 탐지해 요격
괌 인근 섬 팔라우엔 레이더 설치… 서태평양 해상 감시능력 확대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엄포에 놀란 미국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초기에 탐지해 요격하는 최첨단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군은 또한 서태평양 일대의 미사일 감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괌 근처 섬나라 팔라우에 새로운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가에 대응해 방어능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ICBM을 발사 단계에서부터 탐지하고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무인기 ‘MQ-9 리퍼’의 성능 개량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매체는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MQ-9 리퍼 1대만으로도 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6월 하와이 근처 해역에서 한국, 일본과 연합 미사일방어 훈련을 하며 개조된 드론 MQ-9 리퍼 2대를 사용해 육상에서 발사된 탄도탄 가상 표적을 탐지해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MQ-9 리퍼 제조사 제너럴 아토믹스 항공시스템스의 데이비드 알렉산더 사장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파웨이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년 내에 드론의 추적 성능이 크게 발전돼 공중으로 날아오른 미사일을 더욱 정확히 맞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드론은 미사일 방어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시험 운용하고 있는 ‘프레데터 C 어벤저’ 드론까지 함께 투입하면 북한 ICBM에 대한 미사일 방어망은 한층 두꺼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 산맥에 숨어 있던 알카에다 간부들을 사살해 명성을 얻은 무인기 ‘프레데터’를 제조한 회사다.

미국은 아울러 괌에서 남서쪽으로 1300km 떨어진 인구 2만2000명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기로 팔라우 정부와 합의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와 팔라우 정부는 21일 공동 성명을 통해 레이더 기지 설치를 공식화했다. 성명은 “새로 설치되는 레이더 시스템은 팔라우의 해양법 집행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며 미국에도 항공 안전과 보안을 위한 강화된 항공 탐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레이더 설치는 미국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성명을 내고 “사이버사령부를 통합전투사령부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 한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드론과 사이버 공격 능력은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최신 방어 시스템으로 꼽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대테러 전략에 관여한 존 유 전 미국 법무부 법률자문실 부차관보는 최근 시카고트리뷴 논평에서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갖춰야 할 최신 무기 3가지는 드론, 로봇·사이버공격 능력, 우주배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위은지 기자
#괌#북한#미국#드론#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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