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서 80대까지 미당 작품 집대성, 꼬박 5년 걸렸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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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미당 서정주 전집’ 20권 완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21일 열린 ‘미당 서정주 전집’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편집위원인 최현식 인하대 교수, 이경철 문학평론가, 이남호 교려대 교수, 전옥란 작가, 윤재웅 동국대 교수(왼쪽부터)와 주연선 은행나무 출판사 대표가 자축하며 박수치고 있다. 은행나무 제공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21일 열린 ‘미당 서정주 전집’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편집위원인 최현식 인하대 교수, 이경철 문학평론가, 이남호 교려대 교수, 전옥란 작가, 윤재웅 동국대 교수(왼쪽부터)와 주연선 은행나무 출판사 대표가 자축하며 박수치고 있다. 은행나무 제공
미당 서정주 선생(1915∼2000)이 10대부터 80대까지 남긴 시, 소설, 희곡, 산문, 자서전, 전기, 번역 등을 집대성한 ‘미당 서정주 전집’(20권·은행나무)이 완간됐다.

미당의 제자인 이경철 문학평론가, 윤재웅 동국대 교수, 전옥란 작가와 전문연구가인 이남호 고려대 교수, 최현식 인하대 교수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5년간 작업한 끝에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편집위원들은 “선생은 겨레의 말을 가장 잘 구사하고 겨레의 고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시인”이라며 “선생의 시를 읽는 것은 겨레의 말과 마음을 아주 깊고 예민한 곳에서 만나는 일이며 겨레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존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시선집 다섯 권에는 시 950편이 실렸다. 선생이 시의 탄생 과정을 서술한 산문들은 시 창작의 배경과 맥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집에 싣지 못한 작품은 목록을 통해 소개했다. 친일 시 4편은 수록하지 않았다. 생전에 시집으로 발표한 작품을 수록하는 걸 원칙으로 삼았다는 게 편집위원들의 설명이다.

이남호 교수는 “선생의 작품은 언어, 비언어로 된 것을 포함해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이라며 “선생은 인간적 약점도 지녔지만 문학적 의미를 조명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잠실종합운동장의 잔디밭에 잡초 서너 개가 있다고 해서 잔디밭 전체를 뒤집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옥란 작가는 “전집 출간 작업을 하며 선생의 작품을 꼼꼼하게 살펴볼수록 참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쓰신 분이란 걸 느꼈다. 비판을 하더라도 선생의 작품을 많이 읽은 후 평가를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생이 전두환 전 대통령 생일 때 축시를 쓴 일을 놓고 일어난 비판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선생은 역사적, 정치적으로 너무 순진하셨다”며 “선생에게 5공 당시 일을 물어보니 ‘전두환 대통령이 워낙 깡패처럼 굴어서 비위를 맞춰주면 사람들을 덜 때리고 덜 죽일 줄 알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집 출간을 계기로 선생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새로 시작되길 바랐다. 윤재웅 교수는 “후대 연구자에게 이 전집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알 수 없으나 선생의 문학적 업적에 대해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는 문화가 생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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