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종… 전문가 도움 받으면 효과적으로 성장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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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아이와 상담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아이와 상담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최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피의자 A 양(17)이 자폐성장애질환인 아스퍼거 증후군인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를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아스퍼거 증후군, 정확하게 무엇인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종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란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즉,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 ‘볼펜 있어요?’라고 물으면 ‘있어요’라고 대답하고는 그냥 가 버릴 수 있다. 볼펜을 빌려 달라는 뜻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대개 국내 인구의 1% 전후가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

“말을 잘하지만 사회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대화를 잘 이어가기 힘들다. 눈 맞춤이나 표정,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어려워한다. 타인과 잘 공유되지 않는 관심사를 추구하며 변화를 싫어한다. 또 자신만의 규칙이나 스케줄을 고집하며 소리 빛 등 특정한 감각에 대해서 너무 예민하거나 둔감하다. 지나치게 쉽게 불안해하거나, 강박적이거나, 틱이나 주의집중력 장애 등을 함께 가진 경우도 많다.”

―범죄인이 되기 쉽나.


“아니다. 일반 인구에 비해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그 진단을 가진 사람이 모두 그 사람과 유사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고립되기를 원하나.

“아니다. 대부분 친분을 맺고자 하는 욕구를 많이 느끼지만 관계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기술이 서툴고, 타인이 보내는 사회적 신호(비언어적 의사소통, 표정, 행동이 내포하는 메시지 등)를 잘 읽지 못해 실제 관계가 지속되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오는 감각적인 자극(소리, 냄새, 촉감 등)을 견디기 어려워해 사회활동을 잘 못하기도 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나.

“아니다. 아마 영화나 드라마 등의 픽션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 오해일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도 모든 희로애락을 똑같이 느낀다. 다만,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명료하게 구분해서 말로 조리 있게 표현하는 것은 좀 어려울 따름이다. 어떤 감정은 조금 약하게, 어떤 감정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본인 혹은 부모가 노력하면 완치되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부모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노력과 눈물로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주변에서 특성 자체를 잘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도와주는 마음을 갖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스펙트럼장애#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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