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신의 비법] 당신의 소변 색깔은?…콩팥병, 이럴 때 의심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17시 05분


코멘트
몸이 자주 부으면 콩팥(신장)에 이상이 있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콩팥 문제로 몸이 붓는 현상은 드뭅니다. 몸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빠져 나와 혈관 밖의 조직에 수분량이 증가할 때 몸이 붓는데요. 오히려 약물 복용이나 다른 장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죠.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 콩팥이 핏속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수분의 대사를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장기여서죠. 콩팥은 몸 안의 나트륨 칼슘 인과 같은 미네랄과 영양 물질의 균형을 유지하고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조혈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한국인은 짜거나 국물 음식을 주로 먹는 습관 때문에 콩팥 질환에 더 많이 노출된 편인데요. 콩팥은 이상이 생겨도 조기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기능이 많이 망가질 때까지 자각증세가 없죠. 피로감이 심하거나 아침에 눈 주위가 푸석푸석한 경우, 밤중에 지나칠 정도로 소변을 자주 본다면 병원에서 검사가 필요합니다.

● 콩팥병 의심되면 소변색부터 확인


평상시에도 소변에 이상이 없는지 눈으로 자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소변은 혈액이 우리 몸을 순환한 뒤 콩팥에서 걸러진 결과물입니다. 콩팥에서 걸러진 혈액 속의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이 요로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죠. 따라서 소변을 통해 콩팥에 이상이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대략 1.6L입니다. 방광은 보통 500mL 정도의 소변을 담아두고 한번에 200¤400mL씩 배출하죠. 성인의 경우 하루 5, 6회 소변을 보는 것이 정상입니다.

정상적인 소변 색깔은 무색부터 진한 황갈색까지 다양합니다. 심한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나거나 구토 및 설사로 몸의 수분이 부족하거나 물 섭취를 적게 하면 소변이 농축돼 짙은 노란색을 띱니다.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신장에서 수분의 재흡수가 많아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어 소변이 진하게 보이죠. 간·담도 질환으로 황달이 심한 경우도 담즙이 소변으로 배설돼 진한 노란색을 띱니다.



염증성 질병이 있을 때는 소변이 뿌옇습니다. 신우신염과 방광염이 대표적이죠. 신우신염은 세균감염 또는 요로결석이나 협착으로 소변이 방광으로 흘러내리지 못해 콩팥에 소변이 고일 때 생기는 콩밭염증입니다. 고열과 함께 옆구리가 아프고 방광자극, 위장장애와 함께 농이 섞인 오줌이 나옵니다. 그대로 두면 콩팥기능이 떨어지거나 패혈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항생제로 균을 제거하고 막힌 소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합니다.

소변에 거품이 생기기도 합니다. 고기를 많이 섭취했거나 심한 운동을 했거나 고열이 나는 경우에도 거품이 보일 수 있죠. 마치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거품이 많이 일어나면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소변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단백뇨는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신호입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혈뇨라고 하는데요. 소변으로 적혈구가 배설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몸에 열이나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수도 있으니 1,2회 혈뇨를 봤다고 해서 심각한 문제로 단정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혈뇨가 계속 된다면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눈으로 보이는 혈뇨가 있으면 이는 신장질환의 하나인 사구체신염이 발생하거나 요로염증, 종양, 결석, 기형으로 조직이 헐거나 손상으로 출혈이 생긴 것일 수 있습니다.

● 콩팥 지키려면 단백질 줄이고 과일도 조심


콩팥병 환자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단백뇨를 늘리고 단백질 자체를 분해하느라 요독이 증가하거든요. 따라서 만성 콩팥병 환자는 하루 적당량의 단백질만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집에서 밥과 반찬으로 고기를 섭취하는 정도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회식으로 고깃집에 갈 때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많이 먹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죠.





과일도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몸속 칼륨이 증가할 수 있어서죠. 칼륨이 많으면 근육 마비나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을 부를 수 있습니다. 칼륨을 줄이려면 과일을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잘 씻거나 재료의 5배 이상 되는 물에 5분 동안 헹군 뒤 먹으면 좋습니다. 과일을 껍질째 먹기보다 알맹이만 먹도록 합니다.

일부 과일은 ‘인’ 성분이 들어 있어 해로울 수 있습니다. 콩팥이 건강할 때 인은 칼슘과 짝을 이뤄 뼈를 튼튼하게 해주지만 콩팥이 나빠지면 인과 칼슘 농도의 균형이 깨집니다. 참외, 토마토, 바나나, 키위는 인 성분이 많은 과일입니다.

잡곡밥은 좋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건강식으로 불리지만 콩팥병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롭습니다. 잡곡밥에도 인 성분이 많거든요. 콩팥병 환자에게는 잡곡밥보다는 흰 쌀밥이 더 좋습니다.


관련자료

▶소변에 거품일면… ‘노폐물 필터’ 신장이 고장났다는 신호(동아일보, 2012.3.5)

▶고혈압-당뇨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만성콩팥병(동아일보, 2012.10.15)

▶당신의 소변, 건강하십니까(동아일보, 2009.5.11)

▶채널A ‘나는 몸신이다’ 128회 콩팥 편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