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末淸初 대도시의 화려한 일상 생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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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박물관 ‘보나페티’ 특별전
가로 7.6m의 대작 ‘청명상하도’… 세세한 군중 묘사 관람객 시선 집중

명나라 말∼청나라 초에 그려진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의 한 부분. 자연과 어우러진 옛 중국 도시의 화려한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화정박물관 제공
명나라 말∼청나라 초에 그려진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의 한 부분. 자연과 어우러진 옛 중국 도시의 화려한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화정박물관 제공
녹음이 우거진 도성 안팎으로 사람들의 활기찬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씨름과 공차기로 여가를 즐기는 한편 밭을 가는 농부, 나귀를 모는 짐꾼, 장터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수로를 따라 이어진 배와 수레는 풍부한 물산을 상징한다. 수많은 등장인물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옛 중국 도시로 돌아간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북송(北宋)의 장택단(張擇端)이 당시 수도였던 변경(卞京·현 카이펑)의 화려한 일상을 묘사한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를 모티브로, 명나라 말∼청나라 초에 그려진 작자 미상의 작품이다. 가로 길이가 7.6m에 이르는 대작으로, 화정박물관의 ‘보나페티!(Bon Appetit!·맛있게 드세요)’ 특별전에서 지금 만나볼 수 있다.

청명상하도는 후대 작가들이 반복해 그린 단골 주제인데,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특별전에서도 명나라 말기 구영(仇英)이 그린 청명상하도가 전시됐다. 화정박물관의 이번 청명상하도 역시 구영 계통의 화풍을 이은 작품으로 분류된다.

옛 중국인들의 생산 활동과 식문화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봄날 밤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술을 마시며 시를 짓는 모습을 묘사한 춘야연도리원도(春夜宴桃李園圖)가 선보인다. 이 밖에 갈색 유약을 입힌 ‘명나라 항아리’(흑갈유관·黑褐釉罐)와 아름다운 분홍색 국화꽃과 돌을 정교하게 그린 청나라 시대 ‘분채 접시’도 전시된다. 무소뿔로 만든 포도문양 잔(청나라 시기)의 독특한 외관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은 생생한 생활상을 보여 주기 위해 청나라 때 광둥 지역의 실내장식을 재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12월 31일까지. 관람료 1만 원. 02-2075-0124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화정박물관#보나페티#청명상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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