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긴장의 한반도… 20년전과 달라진게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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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더 이상 지역 및 국제사회 문제에 있어서 수동적인 구성원에 그치지 않고 다가오는 미래에 주변국들과 세계무대에 더욱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두 개의 한국’(돈 오버도퍼, 로버트 칼린·길산·2014년)

이달 초 ‘4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었다. 북한이 6차 핵실험 의지를 내보이고 미국이 선제타격 가능성을 언급하자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든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막는 등 몽니를 부리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벌어진 일이다.

“한반도 분단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순간까지 한국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는 단 한 명도 그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돈 오버도퍼의 설명은 한국 사회의 의지보다 외부 상황에 좌우되고 있는 최근 정세와 묘하게 겹친다.

워싱턴포스트지에서 4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했던 오버도퍼는 한반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6·25전쟁에 참전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덕분이다. 언론계를 떠난 다음에는 미 존스홉킨스대 강단에 섰고 1997년 ‘두 개의 한국’을 발간했다. 2006년부터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USKI) 소장을 맡았으며 2015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두 개의 한국에는 한반도의 분단 배경부터 주변국과의 관계, 남북한 국내 정치 과정 등을 자세히 담았다. 특히 기자 시절 보고 들은 비화 등이 적절히 섞여 비교적 쉽게 읽힌다. 1994년 북핵 위기와 제네바 합의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묘사한 부분 등 한국인도 몰랐던 일화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 책은 한반도와 국제 정세를 다룬 필독서로 꼽힌다. 2015년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김기종 씨에게 습격당한 직후 병원에서 이 책을 정독했다고 해서 명성을 얻었다. 최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서재에 두고 있다고도 알려졌다. 오버도퍼가 이 책을 쓴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됐지만 남북한이 ‘수동적인 구성원’인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주체인지는 여전히 알기 어렵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4월 위기설#한반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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