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수원 까마귀 떼 어디로 사라졌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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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까마귀는 텃새? 철새?

울산 태화강 주변에 모여든 갈까마귀 떼. 이곳에는 매년 겨울철새인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10만여 마리가 찾아온다. 울산시청 제공
울산 태화강 주변에 모여든 갈까마귀 떼. 이곳에는 매년 겨울철새인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10만여 마리가 찾아온다. 울산시청 제공
“인계동에 있는 카페에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새똥이 하도 많아 주변을 보니 까마귀들이 새까맣게 몰려 있었거든요. 무서울 정도로 많았어요.”

경기도 수원에 사는 Y 씨는 지난겨울 갑작스레 나타난 까마귀 떼를 떠올리며 몸서리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서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Q. 우리나라에 까마귀가 그렇게 많았나요? 처음 알았어요!

A.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까마귀는 5종입니다. 까마귀, 큰부리까마귀, 잣까마귀 세 종은 1년 내내 터 잡고 사는 텃새입니다. 나머지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본래 북쪽 툰드라나 타이가 지역에서 살다가 추운 겨울이 되면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겨울 철새입니다. 지난겨울 수원 인계동 일대에 온 종은 떼까마귀와 갈까마귀입니다.

Q. 그 전까지는 안 왔는데…, 왜 갑자기 나타났던 걸까요.

A. 떼까마귀는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냈습니다. 제주도와 울산, 경기도 안성, 평택 지역에 매년 겨울 왔다가 봄에 떠납니다. 특히 울산은 겨울마다 태화강변 대나무 숲을 잠자리로 삼은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10만여 마리가 모입니다. 낮에는 근처 논밭에 흩어져 곡식 낱알 등 먹이를 찾다가 해질 무렵 다시 무리를 이루며 모입니다.

까마귀들이 수원에서 겨울을 난 건 작년이 처음이었고, 도시 지역이라 사람들 눈에 더 많이 띈 듯합니다. 최유성 국립생태원 연구위원은 “해질 무렵 보이는 까마귀는 곧 잠자리로 들어간다”며 “수원의 경우 근처에 떼까마귀가 잠자리로 삼은 곳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Q. 철새라면 올겨울에도 올까요.

A. 떼까마귀에게 수원이 겨울을 나기 좋은 곳이었다면 올겨울에 또 올 가능성은 물론 있습니다. 이번처럼 정전을 일으키거나 배설물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없도록 미리 대비해야겠죠. 울산은 떼까마귀 철이 오면 시청이 ‘떼까마귀 배설물 청소반’을 운영하며 주민 피해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기호 울산시청 자연환경 담당 사무관은 “철새가 오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데 억지로 못 오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를 기회 삼아 떼까마귀 군무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인근 지역을 철새 마을로 지정해 친환경 마을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수원 까마귀#울산 태화강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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