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최고령 이순덕 할머니 별세… 생존자 38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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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중 최고령이던 이순덕 할머니(99·사진)가 4일 별세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이제 38명뿐이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16세이던 1934년 일본군에 의해 중국 상하이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고인은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좋은 옷과 쌀밥을 준다는 말에 속아 만주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1945년 광복 이후 귀국했지만 한동안 위안부로 동원된 사실을 숨기고 어렵게 생활했다. 수십 년 뒤 위안부 피해 사실을 밝힌 이 할머니는 1991년 다른 위안부 피해자 9명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했다. 1998년 처음으로 30만 엔의 배상금 지급 판결을 이끌어냈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강행 이후에는 다른 피해자 11명과 함께 한국 정부를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끼쳤다’며 1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고인은 ‘추운 겨울에도 지지 않는 고고한 동백을 닮았다’는 의미에서 ‘동백꽃 할머니’로 불렸다.

이 할머니는 서울 마포구에서 정대협이 운영하는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거주했다. 고령으로 인한 중증 치매, 심혈관 질환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4일 오전 7시 30분경 별세했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이 할머니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고 장례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4일 서울 세브란스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30분.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순덕 할머니#평화의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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