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 양심고백 “배 넘어가니 빨리 조치 하라 고함 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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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29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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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조타수였던 고(故) 오영석(60ㆍ사망당시)씨의 양심고백 편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가 재판을 받던 2014년 11월경 광주 광산구 서정교회의 장헌권 목사(60)에게 보낸 ‘옥중 편지’다.

장 목사는 29일 CBS‘김현졍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오 씨의 편지를 받게된 과정과 그 내용을 밝혔다.

장 목사는 "2014년 6월, 세월호 선장·선원의 1심, 2심 재판 방청을 하면서 '피고인들이 양심선언을 하면 어느 정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에, 그분들이 있는 광주교도소로 '양심선언과 좀 진실을 밝혀달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선장과 항해사 등 5명은 수취인 거절로 반송이 됐고, 한 달 후에 두 분이 답장을 보내왔다. 두 분 중 한 분이 "제 생각하고 조사과정에서 밝혀지고 있는 사실과 다른 것이 없습니다만" 하고 보내온 편지다"라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장 목사는 "이분의 이야기에 의하면, 세월호 화물칸 2층 주차공간 외벽이 철제가 아니고 천막으로 개조 돼 있었다는 것이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평소에는 바닷물과 닿지 않는 2층 부분이지만, 어느 정도 배가 기울었을 때는 천막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통해서 상당한 물이 유입이 된다 이런 내용"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지난해 9월, 세월호 특조위 공개청문회 때 한 전문가도 '화물칸 선미에 초등학생 신장 정도의 큰 개구부를 통해서 엄청난 해수가 유입됐다. 그래서 급격히 전복된 걸로 보인다'는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고 설명을 곁들이자 장 목사는 "그런 맥락으로 보면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장목사는 또 "뿐만 아니라 이분(오 씨)이 또 나름대로 선장에게도 배가 넘어가니까 고함을 치면서 빨리 조치를 하라고 했지만, 그냥 쳐다만 보면서 안일하게 대처를 하는 그런 모습도 이야기를 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 씨는)세월호 부근의 유조선인 둘라에이스호가있어서 퇴선만 하면 다 구조하겠다 (생각한 것인데) 선장이 알아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선장은 퇴선명령을 안했다. 선장은 저체온증을 생각한 것이다. 조류에 떠내려갈까 봐서. 라는 내용도 편지에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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