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 성장 택배시장… 인공지능-빅데이터로 ‘3단 점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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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시작 25년… 첨단산업 도약

택배 자동분류 CJ대한통운의 인천 계양구 강서터미널에서 ‘휠소터’로 불리는 택배 자동분류기가 택배 상자를 분류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택배 자동분류 CJ대한통운의 인천 계양구 강서터미널에서 ‘휠소터’로 불리는 택배 자동분류기가 택배 상자를 분류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한밤에도 스마트폰 앱으로 택배 예약이나 배송 관련 문의를 하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답변을 해준다. 하루 150개씩 상자를 배달하느라 바쁜 택배 기사에게는 배달 순서를 효율적으로 미리 설계해주고 다음에 찾아가야 할 배송지의 주소와 요청 사항을 불러주는 비서 역할도 한다. 택배 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이 올해 서비스를 시작하는 ‘챗봇’을 통해 하려는 일들이다.

1992년 한진이 ‘파발마’란 브랜드로 국내에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 25년. 택배 산업이 첨단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 “빅데이터로 택배 물량 예측”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로 연락하며 상자를 건네주고 돌아가는 택배 기사들만을 본다. 하지만 택배 업계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적극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은 전국 200여 개 지역 터미널 전체에 내년 4월까지 자동분류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역 터미널은 택배 상자를 최종적으로 분류해서 차량에 싣는 거점이다. 자동분류 설비를 구성하는 주요 장비 중 하나인 ‘지능형 터미널 시스템’은 컨베이어 밸트 위에서 분당 120m 속도로 움직이는 택배상자 운송장의 바코드와 부피까지 인식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상자 분류 시간이 크게 단축돼 오전 일찍 출발하는 택배도 있다. 오전 중 택배를 받는 소비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코드 정보에 따라 상자를 분류하면서 측정한 상자 부피 정보는 따로 축적해서 빅데이터로 만든다. 겨울이면 두꺼운 옷 때문에 택배 상자가 커지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는 택배 상자 정보가 쌓이면 택배 차량을 어떻게 배정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택배 물량을 예측하는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예년보다 짧은 올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업체들은 고향을 찾는 대신 물건만 보내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설보다 택배 물량이 20%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서비스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한진택배는 지난해 실시간 배송 정보제공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폰 지도를 통해 배송기사의 현재 위치는 물론이고 몇 명의 다른 고객을 거쳐서 택배 상자가 올 수 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 20억 상자 넘긴 국내 택배… 이제는 해외로

택배는 해운과 철도 운송 등을 포함하는 물류업 전반에서 보자면 가장 ‘젊은 산업’에 속한다. 199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택배 서비스는 1995년 TV홈쇼핑이 등장하면서 첫 도약기를 맞았다. 그해 1000만 상자 수준이었던 택배 물량은 이듬해 2000만 상자 이상으로 성장했다.

택배 시장은 그 후 인터넷 쇼핑몰과 오픈마켓 확대를 발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의 택배 물량은 2014년 16억2325만 상자에서 2015년 18억1596만 상자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20억4666만 상자를 기록하며 연간 20억 상자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 국민 한 사람당 41상자의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전반적인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무한정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은 택배업계의 고민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해외 5개국에서 현지 택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현지 특성과 도로 상황 등 배송환경에 맞추면서 현지화 중이다. 특히 태국에서는 전국 배송망을 구축하고 전국 77개 주를 망라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서 온라인 쇼핑 등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우리 식 모델을 수출하면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택배#인공지능#빅데이터#자동분류#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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