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 진가 알아봐준 나라, 한국 활동이 제일 소중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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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1999년 첫 방한 연주회 인기 폭발… 日선 겨울연가 삽입곡으로 유명
10일부터 전국 12곳 순회 공연

서정적인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유키 구라모토는 연주회에서 농담을 즐겨 한다. “어떤 팬들은 제 음악 보다는 제 농담을 듣고 싶어서 공연장을 찾아요.”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정적인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유키 구라모토는 연주회에서 농담을 즐겨 한다. “어떤 팬들은 제 음악 보다는 제 농담을 듣고 싶어서 공연장을 찾아요.”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한국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활동합니다.”

일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66)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나온 앨범 21장의 누적 판매량만 200만 장에 가깝다. 1999년 첫 한국 공연을 시작한 이래, 매년 한국을 찾아 연주회를 열고 있는데 거의 매진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일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 12개 공연장에서 연주회를 여는 그를 7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1년에 평균 네 번 정도 한국을 찾아요. 지금까지 100회 정도 한국을 방문했네요.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지만 제 진가를 알아본 나라는 한국이죠. 제 음악을 순수하게 들어줬어요.”

1998년 한국에서 데뷔 앨범을 낸 그는 1999년 첫 연주회를 열었다. 당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한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유행한 드라마 ‘겨울연가’와 함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겨울연가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 류의 앨범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어요. 겨울연가에 제 음악이 삽입곡으로 쓰이기도 했죠. 그 후 일본에서는 겨울연가 덕분에 인기를 얻은 음악인으로 알려져 있더군요. ‘겨울연가의 유키 구라모토’라고 제 콘서트가 홍보되기도 했어요.”

다른 음악인들과 달리 그는 정규 음악 수업을 받은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친 것이 전부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집안이 넉넉한 편이어서 집에 피아노도 있었어요. 하지만 중학교 때 아버지 사업이 파산해 친척 집에 맡겨질 정도로 가난해졌죠. 고등학교 때 음대 진학도 권유받았지만 돈이 없었어요.”

다행히 그는 전국에서 100등 안에 들 정도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었다. 일본 최고의 공대로 평가받는 도쿄공업대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했다. 4년 선배가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다.

“대학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동했는데 지도 선생님이 좋게 봐줘서 호텔 등에서 연주 활동을 했어요. 점차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방송 연주도 하고, 기내 방송 음악 편곡도 하면서 1984년 앨범 제안을 받았어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비롯해 이번 12개 공연장 티켓은 이미 대부분 팔렸다.

오랫동안 한국인의 귀를 사로잡으며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듣기 편한 쉬운 멜로디 라인에 적절한 하모니의 변화도 좋지만 무엇보다 앨범의 모든 곡을 일정한 높은 수준으로 만든 것을 좋게 봐 준 것 같아요. 저로서는 노력한 것을 보답받았다는 생각이에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겨울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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