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은’ 박병호, 시범경기서 홈런으로 무력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6일 15시 04분


코멘트
박병호. 스포츠동아 DB
박병호. 스포츠동아 DB
맞으면 홈런이었다. 하지만 공이 좀처럼 방망이에 잘 맞지 않는 게 문제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 입단한 박병호(31)는 4월에만 6개의 홈런을 치며 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빠른 공에 약점을 노출하기 시작했고, 결국 마이너리그로 떨어지고 말았다. 8월에는 오른손 중지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0.191에 12홈런, 24타점에 불과했다.

올해는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불과 2차례의 시범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미네소타에서 가장 ‘뜨거운(hot)’ 선수는 박병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인정했을 정도다.

박병호는 2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제트블루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장쾌한 홈런을 쏘아 올렸다. 0-2로 뒤진 2회 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왼손 선발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낮은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2-2로 팽팽하던 3회초 1사 만루에서는 우완 타일러 손더버그를 상대로 1타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시범경기 첫 날인 25일 보스턴전에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박병호는 이틀 간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의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박병호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정글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진 탓에 박병호는 이달 초 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마이너리그 행을 받아들인 박병호는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공산이 크다.

그렇지만 박병호는 스스로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신이 가진 실력만 아낌없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술적으로는 지난해와 같아 보인다. 마음가짐에서 큰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빠른 공에 대한 대처다. 2차례의 시범경기에서 친 3안타는 모두 빠른 공을 공략해서 나왔다. 26일 3번째 타석에서 우완 조 켈리를 상대로 3루 땅볼로 물러난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비록 아웃되긴 했지만 볼카운트가 노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몸쪽 빠른 직구에 방망이가 따라 나왔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난해 같으면 헛스윙을 할 만한 공에 방망이가 여유 있게 나오고 있다. 이날 세 타석 모두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황재균. 스포츠동아 DB
황재균. 스포츠동아 DB

올해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황재균(30)은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미국 진출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6회 초 대수비로 출전한 황재균은 4-3으로 앞선 6회 말 공격 무사 1, 3루에서 짐 헨더슨의 직구를 밀어 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35)은 마이애미와의 시범경기에서 3회말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3피안타 2피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저스틴 바우어에게 각각 2점 홈런과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