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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공예 장인들 솜씨, 세계서 통하고도 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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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공예 장인들 솜씨, 세계서 통하고도 남죠”

송충현기자 입력 2017-01-04 03:00수정 2017-01-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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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컨설팅 전문가 조기상 대표
조기상 페노메노 대표가 참죽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작은 상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상자는 6개의 나뭇 조각을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다듬어 만들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그 쇼핑백은 노방(얇은 비단의 한 종류)으로 만든 거예요. 여자 한복 안감으로 쓰이는 비단이죠. 반투명하지만 면들이 겹칠수록 은근한 색과 멋을 냅니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게 낯선 한국의 전통 소재를 장인들의 손기술로 재탄생시킨 것이죠.”

 지난해 12월 26∼29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재단법인 예올에서는 한국의 전통 소재로 만든 포장 용품을 선보인 ‘격, 례’ 전시가 열렸다.

 이 전시를 기획한 조기상 페노메노 대표(37)는 “우리에겐 흔한 전통 소재와 문양이지만 조금만 변화를 주면 외국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예술로 비친다”며 “우리 장인들의 작품을 세계적인 예술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 등과 함께 전통 공예를 육성하고 현대화하는 작업을 총괄하는 브랜드컨설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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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들과 생산 단계부터 함께하며 디자인, 제작, 마케팅, 전시, 브랜딩 작업을 이끌고 있다. 노방으로 만든 쇼핑백 외에도 갓을 변형해 만든 손가방, 참죽나무로 만든 상자 등 전시장 내 많은 작품이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그의 전직은 전통 공예 육성과는 거리가 먼 요트 디자이너였다. 국내 대학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했고, 영화 ‘아일랜드’에 등장한 호화 요트를 보고 반해 이탈리아로 건너가 IED(Istituto Europeo di Design)에서 요트디자인을 공부했다. 이후 트리마린, 치카렐리 요트디자인스튜디오, 월리 등 유명 요트회사에서 일했고, 1200억 원대 최고급 요트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요트 시장이 침체되면서 귀국했다.

 그리고 전공을 살려 디자인 및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창업해 경북 봉화군, 강원 철원군 등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제작했다. 이때 전통 공예의 세계와 접했다.

 “지방마다 훌륭한 전통 공예 장인이 많았습니다. 조금만 현대화하면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겠다 생각했죠.”

 그는 “전통 공예와 요트 제작은 서로 다른 분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만 작업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재료와 작품이 다를 뿐 만들어가는 원리는 비슷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놋그릇)를 현대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농경시대 식습관에 맞춰진 밥그릇 유기의 크기를 현대에 맞게 캔 음료의 절반 정도(190mL)로 줄이고 보름달, 난초 등 한국의 자연환경이 떠오르는 모양을 입혔다. 밥그릇, 국그릇, 3개의 반찬그릇으로 구성된 반상기 세트를 유기 텀블러, 포크, 나이프 등과 함께 프랑스 파리 국립장식미술관과 영국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등에 전시했다. 2015년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그가 장인들과 함께 만든 유기가 사용됐다. 지금은 전통 공예를 실생활에 더욱 깊숙이 끌어들여 한지, 비단, 한국의 원목을 이용한 포장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 대표는 “장인들이 ‘내가 지금까지 만든 물건 중 가장 예쁘다’고 칭찬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전통은 정체된 게 아니라 시대의 문화와 삶이 반영돼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인의 기술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세계에 알리고 소비시키는 일도 중요하다”며 “우리 전통 공예와 세계인들의 관심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조기상#브랜드 컨설팅#페노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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