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해체하라”… 17년만에 기습점거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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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총수들 청문회 하루 앞두고 비상국민행동, 150분 농성뒤 해산
평일밤 靑 200m앞 1000명 첫 집회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회원 30여 명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로비를 기습 점거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재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회원 30여 명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로비를 기습 점거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재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이 포함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을 기습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경련이 점거된 것은 1999년 한국노총의 전경련 회장실 진입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퇴진행동 재벌구속특별위원회 소속 3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1층 로비를 기습 점거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주요 대기업 총수의 구속, 전경련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대기업들이 최순실 씨(60·구속 기소)를 돕기 위해 만들었다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것을 두고 전경련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2시간 30분가량 농성을 벌인 뒤 자진 해산했다. 경비업체가 해산을 요구하면서 경찰이 돌발 상황에 대비했지만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시간가량 촛불집회를 연 뒤 청와대에서 200m 거리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로 행진해 집회를 이어갔다. 2일 법원이 평일에도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청와대 주변 야간집회를 허용하면서 열린 첫 집회다. 퇴근길 시민들도 동참해 1000여 명(경찰 추산 900명)으로 불어난 참가자들은 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를 향해 “퇴진” “구속”을 외쳤다. 직장인 김영무 씨(27)는 “주중에도 행동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보여줘 (대통령과 정치권이)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12개 중대 10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참가자들은 평화적으로 집회를 연 뒤 법원이 허용한 시간이 되기 전인 오후 9시 20분경 해산했다. 평일 청와대 인근 야간집회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전국 232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6차 촛불집회의 여파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9일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기로 하자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는 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새누리당사 앞에서 ‘탄핵 찬성 의원 규탄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와 가까운 국회 경내 화단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나 1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시너를 이용한 방화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 파악 등 수사에 나섰다.

 한편 1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일부가 불에 탄 데 이어 4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흉상이 수난을 당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이 흉상은 빨간색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좌대에도 빨간색 스프레이로 ‘철거하라’란 글씨가 적힌 채 발견됐다. 박 전 대통령이 5·16군사정변을 모의했던 옛 수도군단사령부 자리에 건립된 이 흉상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며 철거 논란이 일고 있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서형석 기자
#전경련#시위#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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