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년 65억’ FA 우규민 영입… 구단 럭비공 행보에 팬심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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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이원석 영입에 92억 쓰며 100억 최형우는 KIA에 뺐겨
팬들 “준척 2명보다 월척 1명이 낫다”
최형우 보상선수 강한울 지명도 논란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FA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각각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우규민(왼쪽)과 강한울. 동아일보DB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FA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각각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우규민(왼쪽)과 강한울. 동아일보DB
 “이러려고 지난해 삼성(중공업) 럭비단을 해체한 모양이다.”

 프로야구 삼성이 5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우규민(31·전 LG)을 영입했다는 소식에 한 누리꾼이 남긴 댓글이다. 그만큼 구단 운영이 럭비공처럼 이리 튀고 저리 튄다는 뜻이다.

 삼성은 이날 우규민과 계약기간 4년, 총액 65억 원(계약금 37억 원, 연봉 7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21일 4년 총액 27억 원에 내야수 이원석(30·전 두산)을 영입한 데 이어 삼성의 이번 스토브리그 두 번째 외부 FA 영입이다. 삼성은 “지난달 11일 FA 공식 협상 기간이 시작된 후부터 우규민과 접촉을 시작했고, 꾸준한 논의 끝에 계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03년 LG 트윈스에 지명돼 2013∼2015년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던 우규민은 올해 6승 11패에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우규민은 “삼성에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해 실력으로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이 우규민과 이원석에게 총 92억 원을 쓰면서도 원래 삼성 소속이던 최형우(33)는 8억 원 차로 100억 원을 제시한 KIA에 빼앗겼다는 점이다. FA 투수 차우찬(29) 역시 현재 분위기로는 삼성을 떠날 확률이 높다.

 현재 팀 운영에 비판적인 삼성 팬들은 “최형우와 차우찬을 동시에 잡을 자신이 없었다면 차라리 한 명에게 다걸기(올인)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주장한다. ‘준척’ 두 명보다 ‘월척’ 한 명이 낫다는 견해다. 또 “아예 최형우와 차우찬을 모두 잡지 않기로 했다면 이미 삼성에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옳았다”고도 말한다.

 이원석을 영입한 탓에 두산에 팀 내 제2 포수였던 이흥련(27)을 보상선수로 내준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팬들도 많다. 이흥련이 떠난 뒤 삼성이 포수가 급하다는 사실을 눈치챈 KIA는 백용환(27) 이홍구(26) 한승택(22) 등 20대 포수 3명을 모두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켜 전력 유출을 최소화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강한울(25)을 선택했다. 삼성은 “강한울은 내야 수비가 매끄럽고 주력이 준수하다. 본격적인 내야 경쟁 체제를 갖추고자 강한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유격수와 2루수를 맡는 강한울의 수비가 뛰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루 능력은 조금 부족하다. 강한울은 데뷔 후 3년간 1년에 평균 10번의 도루를 시도해 7번 정도 성공(29시도 20성공)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아직 군 미필이다.

 삼성 구단 사정에 밝은 야구인들은 ‘실탄 부족’을 럭비공 운영의 이유로 꼽았다. 한 야구인은 “삼성은 올해 1군 연봉 평균 2위(2억7222만 원) 팀이었다. 그런데 순위는 막내 구단 kt에 이어 9위였다. 사실상 꼴찌를 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삼성이 ‘가을야구’에는 나가지 못했다고 해도 6위나 7위를 했으면 지금과 분위기가 달랐을 거다. 지금은 (모기업인) 제일기획에서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다른 야구인도 “제일기획에서 ‘우승해 달라는 거 아니다. 그래도 중간은 해야 하지 않겠냐’고 구단에 이야기했다고 하더라. 현재 지원도 딱 그 수준으로 보인다”며 “만약 KIA에서 발표한 최형우의 계약조건이 세후(稅後·세금을 낸 이후) 100억 원이라면 삼성에서 그만큼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차우찬도 우규민보다 훨씬 더 줘야 할 텐데 (잔류시키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각 팀들은 다른 팀 출신 FA를 2명까지만 영입할 수 있다. 이제 삼성은 외부 FA를 영입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남은 과제는 차우찬을 잡느냐 놓치느냐 하는 것뿐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삼성 라이온즈#자유계약선수#fa#우규민#최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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