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시환 “일찍 경험한 세상, 내게 값진 자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3일 08시 30분


코멘트
가수 박시환. 사진제공|토탈셋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시환. 사진제공|토탈셋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시환(29)은 일찍 ‘세상’을 경험했다. 어릴 때부터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의 물건 파는 일을 이따금씩 도왔던 그는 고교 졸업 후에는 아버지를 본격적으로 도왔다. 그러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먹거리 노점을 차려 ‘독립’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직장을 구하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주방용품센터에서 장사도 했다. 국비지원으로 컨테이너크레인 기술을 배워 부산항에서 일하려 했지만 시험에서 떨어지고, 항만하역정비사로 약 1년간 일했다. 그러다 26살에 출전한 엠넷 ‘슈퍼스타K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우승자는 박재정이다.

박시환은 “대학에 가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라”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았다. 대학 갈 돈이 집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고등학교로 만족해야 했다.

“아버지가 참 많이 미안해하시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는데, 대학을 가지 않았기에 지금의 나가 있는 것 같다. 일찍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생을 많이 경험했다.”

박시환은 “엄청 소심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 눈을 잘 마주치지 못했고, 아는 친구만 만났다. 외모도 꾸미지 않았고, 여자는 “무서워서”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대략 23살 때까지는 그랬던(소심했던) 것 같다”는 박시환. 그 소심한 성격은 군 생활을 힘들게 했지만, 제대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른들, 연장자들”과 부대끼면서 점점 외향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말수도 조금씩 늘어났다.

박시환은 중학교 때부터 “노래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밴드활동을 하는 형을 보면서 가수의 꿈은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일하면서 음악에 대한 간절함이 점점 커졌다. 그러다 ‘슈퍼스타K’ 알게 되고, 가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즌1부터 지원했다. 예선에서 계속 탈락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13년 부산에서 항만정비사로 일하던 중 지원한 시즌5 부산예선에 통과하면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박시환은 사회생활을 통해 소심한 성격을 외향적으로 변화시켰고, 가수에 대한 실체적 접근을 이루게 됐다.

박시환은 매력적인 미성의 소유자다. 그 자신은 탁성이 좋아 거친 목소리를 흉내 내보기도 했지만, 탁성은 절대 미성의 그가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였다. 그는 미성으로 “감성적인 노래”를 부른다. 슬픈 노래를 부르다보면 실제로 슬퍼지고 우울해진다. 우수에 찬 그의 분위기는 습관이 됐고, 평소 잘 웃지 않게 됐다.

박시환은 여자를 한 번 사귀어본 적이 있다. “가수가 되고, 1년 정도” 사귀었다. 박시환은 2015년 방영됐던 JTBC 드라마 ‘송곳’에 함께 출연한 슈퍼주니어 예성에게 자신의 사랑과 이별 이야길 했고, 예성은 그 이야기를 토대로 노래로 만들었이다. 11월9일 발표된 최근작 ‘너 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가 그 노래다. 예성이 다른 가수에 곡을 준 첫 사례다.

“회사 권유로 드라마 오디션 보러 다니다 ‘송곳’에 출연하게 됐는데, 연기는 너무 어렵더라. 순간순간 상황 바뀌며 촬영하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 욕 먹어가며 하다보니 끝이 나더라. 많이 배웠다.”

박시환은 ‘송곳’ 이후 ‘마이 버킷 리스트’와 ‘총각네 야채가게’ 두 뮤지컬에 출연했다. 어느새 박시환이 연기자로서도 성장하고 있다.

요즘 들어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는 박시환은 “순수하고 올바르고, 맑은 영혼으로 나를 알고 있는 분이 있는데,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그냥 노래하는 가수로 봐 달라”고 했다. 그리고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다”면서 “꼭 기부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