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9일 만에 바뀐 사드 최적지, 또 흔들릴 시간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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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어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최종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롯데골프장)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성주군이 지역 주민의 뜻을 담아 (제3부지로) 요청한 까치산, 염속봉산, 달마산 등 3개 부지 가운데 롯데골프장이 위치한 달마산이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을 가장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애초 기반시설이나 면적, 민가의 수 등을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성산포대를 최적지라고 발표했다가 79일 만에 뒤집어 놓고 공식설명이나 사과도 없었다.

 국방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곳을 검토·조사하도록 해보겠다”고 한마디 하자 바로 제3부지 검토를 밝혀 신뢰를 추락시켰다. 국방부의 무능·무기력도 한심하지만 모든 정책의 최우선이 되어야 할 안보사항이 여론에 밀려 바뀐다면 앞으로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드를 배치한다고 북 미사일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임을 대다수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재확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제 국회를 찾은 국방부 장관조차 만나지 않았다. 북의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적 방어체계를 하루라도 빨리 배치해야 할 판에 거대 야당 대표의 안보 인식이 걱정스럽다.

 사드 전자파의 무해성이 충분히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인접 생활권인 김천 주민과 종교단체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김천 주민은 어제 국방부 설명회도 거부했다. 사드 배치를 받아들이는 대신 지역 개발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대승적 자세를 보이는 것이 먼저다.

 어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사드 배치로 한국 앞길 곳곳에 불구덩이가 생겼다”는 막말 협박을 했다.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방치하면서 방어용 무기를 배치하지 말라고 협박하는 중국의 오만과 무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14일 “이스라엘 등 사드 주문이 밀려 있다”고 했다. 한국의 무사안일을 꼬집는 말로 들린다. 최종 부지가 확정된 이상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사드 배치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어제 주한미군 장성들에게 “북핵은 턱밑 비수”라고 했다. 아무런 대비 없이 비수에 목을 찔릴 수는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추미애#더불어민주당#국가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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