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헌의 사커 드림] 슈틸리케 능력을 보여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30일 05시 45분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축구국가대표팀에게 10월 카타르, 이란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월 초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졸전으로 비난을 자초한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스포츠동아DB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축구국가대표팀에게 10월 카타르, 이란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월 초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졸전으로 비난을 자초한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스포츠동아DB
카타르·이란전 월드컵 본선행 분수령
새 전술·라인업 변화 지도력 시험대

카타르(10월 6일·수원), 이란(10월 11일·테헤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4차전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이 10월 3일 수원에서 소집된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중국과의 홈 1차전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원정 중립경기로 치러진 시리아와의 2차전에선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1승1무(득실차 +1)로 우즈베키스탄(2승), 이란(1승1무·득실차 +2)에 이어 중간순위 3위에 올라있다.

A·B조로 나눠 최종예선을 진행하는 아시아에선 각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3위간 플레이오프(PO)를 통해 승리한 나라가 북중미 4위와 한 차례 더 PO를 펼쳐 본선행에 도전한다.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카타르전과 이란전 결과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도 말했듯, 대표팀은 시리아전에서 승점 2를 잃었다. 당연히 꺾어야 할 상대에게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게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엔트리 구성과 단조로운 전략으로 큰 질책을 받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참패 이후 한국축구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첫 비판이었다.

시리아전 졸전 탓에 ‘슈틸리케호’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맞았다. 카타르전과 이란전에서 한국은 최소 1승1무를 목표로 하고 있다. A조 최하위 카타르를 상대로 무조건 승점3을 따내야 하고,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테헤란에서 펼쳐질 이란전에서도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향후 일정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선 한국은 그동안 6차례 싸워 2무4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해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단조로운 포메이션, 상대를 몰아세우지 못하고 비켜가는 전술로는 또 한 차례 실망감만 안겨줄 수 있다. 그동안 라인업의 경우에는 맹목적이다 싶을 정도로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돌이켜보면 최종예선 무대가 아닌, 승패에서 좀더 자유로운 친선경기에서 더 많은 K리거의 능력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라도 소집 훈련에서 나타난 몸 상태에 따라 좀더 냉철하게 라인업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경기 양상에 따른 벤치의 순간적 대응능력도 절실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뜻하지 않게 상황은 꼬였고, 상대도 만만치 않다. 배가 거친 풍랑을 만나 흔들릴 때 비로소 선장의 진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제대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축구의 목표가 단순히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달라진 슈틸리케호를 기대해본다.

김도헌 스포츠1부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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