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수학영재, 홍콩 떠나 한국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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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7월 올림피아드 참가뒤 한국총영사관에 망명 신청”
외교부 “입국 여부 비공개가 원칙”



 7월 초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다가 그달 16일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던 북한 수학영재 이정열 군(18)이 지난 주말 한국에 입국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는 이날 “한국총영사관에서 2개월 이상 머물던 이 군이 한국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현지 뉴스통신 팩트와이어도 “이 군이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서 최근까지 머물렀다”며 8월 말 먼 거리에서 유리창 등을 통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 군은 24일 홍콩을 떠났으며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 군이 미소를 짓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방을 청소하는 모습 등도 담겨 있다. 이 군은 그동안 한국총영사관에 머물렀으며 24시간 총영사관 직원이 이 군과 동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전자 게임기도 제공됐다고 한다.

 올해까지 세 차례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해 모두 은메달을 딴 이 군의 탈북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외교소식통은 “수학교사인 이 군의 부친이 아들에게 한국행을 독려한 것으로 안다”며 “이 군 역시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많아 한국이 어떤 사회인지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군은 1997년 7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사실상 홍콩을 통한 첫 탈북자여서 처리에 관심이 모아졌다. 중국 당국이 북한을 의식해 이 군의 한국행에 동의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기류가 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탈북 및 입국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탈북민의 신변 안전, 관련국과의 외교 문제 등을 감안해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조숭호 기자

#탈북#수학영재#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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