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버딘, 性추문 남편 ‘3진아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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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스캔들 땐 힐러리처럼 남편 곁 머물러… 2013년 이어 작년에도 ‘섹스팅’… “결별” 공식 발표

자신이 모시는 주군처럼 남편의 첫 성추문은 눈감았다. 하지만 또다시 불거진 추문에 결국 갈라서기로 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수양딸’이자 ‘문고리 권력’으로 통하는 후마 애버딘(40)이 29일 남편 앤서니 위너 전 연방 하원의원(52)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애버딘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결혼 생활에 대해 오랫동안 고통스러운 고민을 한 끝에 남편과 갈라서기로(separate) 했다. 앤서니와 나는 앞으로도 삶의 빛인 아들(조던)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버딘은 2011년 남편이 트위터로 여성들에게 외설 사진을 보낸 게 들통나 연방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났을 때 “여전히 남편을 신뢰한다”며 곁을 지켰다. 클린턴이 1999년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에도 가정을 지킨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세간에는 “그 보스에 그 측근”이라는 말이 돌았다. 당시 애버딘은 클린턴에게 스캔들 대처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2013년 위너가 민주당 후보로 뉴욕 시장에 출마하기 전에도 성 추문 의혹이 불거졌지만 그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위너가 지난해 또 다른 섹스 스캔들을 일으켰다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하자 애버딘도 더는 참지 못했다. 이에 따르면 위너는 지난해 1월부터 수개월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서부 출신의 40대 이혼녀와 휴대전화로 음란한 내용의 문자와 낯 뜨거운 사진을 주고받았다. 지난달 31일엔 아들을 침대에 재우면서 이 여성과 문자를 주고받았으며 팬티 부분만 확대한 사진도 보냈다.

클린턴이 집권하면 백악관 요직에 기용될 게 확실시됐던 애버딘의 파경은 클린턴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애버딘은 빌 클린턴의 주례로 결혼했다. 뉴욕타임스는 “위너의 추잡한 섹스팅(성 관련 문자나 사진을 주고받는 행위)이 클린턴 캠프에 또 다른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캠프의 닉 메릴 대변인은 언론의 논평 요구를 거부했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후마가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며 “다만 위너가 (애버딘을 통해 국무부의)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 클린턴의 부주의와 태만이 걱정스럽다”고 비아냥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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