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30대 부부 실종 미스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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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말 귀가뒤 외출흔적 없는데 남편은 부산 기장-아내는 서울서 휴대전화 전원 끊긴걸로 확인
CCTV에 외부인 침입장면도 안찍혀

부산에 사는 30대 부부가 귀가 후 집에서 나간 흔적이 전혀 없이 석 달째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15층에 사는 전모 씨(35)와 최모 씨(35·여) 부부가 5월 28일부터 연락이 끊겼다. 경찰이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부인 최 씨는 5월 27일 오후 10시경, 남편 전 씨는 28일 오전 3시경 각각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 손에는 마트에서 산 물건을 담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고, 생선요리 전문점을 하는 전 씨는 장사를 마친 뒤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락이 끊기자 가족들은 같은 달 31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이 부부의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확인한 결과 6월 2일 두 휴대전화 모두 마지막으로 전원이 꺼졌다. 하지만 위치는 서로 달랐다. 남편의 휴대전화는 부산 기장군에서, 부인의 휴대전화는 서울 강동구에서 위치가 최종 확인됐다.

집에서는 부부의 여권과 신분증, 전 씨 노트북과 최 씨 핸드백이 사라졌다. 옷장을 확인한 결과 부부 모두 귀가 때 CCTV에 찍힌 것과 같은 옷을 입고 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부부의 차량은 1층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결혼해 아직 자녀가 없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고, 5월 27, 28일 수상한 외부인이 엘리베이터를 탄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아직 범죄 혐의가 없어 실종 사건으로 분류한 상태”라고 했다. 경찰은 아파트 주변과 옥상 물탱크도 수색했지만 이들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15층 집에서 비상계단을 이용해 내려가 아파트 1층이나 지하 주차장에서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하면 간신히 흔적을 남기지 않고 빠져나갈 수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하지만 부부가 굳이 몰래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출 만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부부가 실종되기 전 거액을 인출한 흔적도 없고, 큰 빚을 진 사실도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실종 이유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사건 전담팀을 구성하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부부#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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