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 11세-14세 남매, 중졸 검정고시 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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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합격 이원명군 화이트 해커 꿈

이원명 군(11)은 어릴 때부터 혼자 관찰하고 생각하길 즐겼다. 풀 돌 흙을 만지고, 하늘을 보며 놀았다. 개미를 관찰하다 보면 몇 시간이 흐르곤 했다. 그런 이 군에게 학교생활은 쉽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표를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어머니 이모 씨(43)는 아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과감히 학교를 관두게 했다. 이후 이 군은 집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보였다. 그는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하는 블랙 해커에 맞서는 화이트 해커를 꿈꾼다. 이 군은 서울시교육청이 25일 발표한 2016학년도 제2회 검정고시 중학교 졸업시험에서 최연소로 합격했다.

이 군의 누나 이애지인 양(14)은 중학교 2학년 이후 학교를 그만뒀다. 특목고 입학을 생각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지만 학교라는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꿈을 찾기 위해 용기를 냈다. 이 양은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보였다. 어머니는 이 양에게 만화 전문가용 태블릿을 사주고 실컷 그림을 그리게 했다.

이 양은 이달 동생과 함께 중학교 검정고시를 치렀다. 남매는 합격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어머니는 “남매에게 특별히 검정고시 공부를 따로 시키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어릴 때 만화책부터 고전까지 다양한 책을 소개해줬고, 아이들이 흥미를 보여 책을 꾸준히 읽었다”고 말했다.

이번 초중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는 총 6043명이 응시해 4839명이 합격했다. 전 과목 만점자는 총 27명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는 각각 정모 씨(78·여), 문모 씨(77·여), 이모 씨(74)다. 최연소자는 각각 이해담 군(11), 이원명 군(11), 전다빈 군(12)이다. 합격자는 2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및 자동응답 안내 서비스를 통해 발표한다. 합격증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26일 오후 5시까지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원 1층에서 준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홈스쿨링#검정고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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