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포기 말라… 잡초처럼 버텼더니 PGA 정상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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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 국군장병 인성교육프로 ‘워너비 인’ 출연
‘美까지 와서 돈 버나’ 비아냥에도 영어 못 알아들어 ‘생큐’로 대답

군 장병 교육용 방송에 출연한 프로골퍼 최경주가 과거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던 경험을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가 25일 공개한 방송 화면에서 최경주는 자신의 인생을 아무리 밟혀도 다시 자라는 ‘잡초’에 비유했다. 국방부 제공
군 장병 교육용 방송에 출연한 프로골퍼 최경주가 과거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던 경험을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가 25일 공개한 방송 화면에서 최경주는 자신의 인생을 아무리 밟혀도 다시 자라는 ‘잡초’에 비유했다. 국방부 제공
“외국 선수들이 제게 ‘한국에서 돈 벌지 왜 미국에 와서 돈을 버느냐’며 비꼬았죠. 그런데 전 영어를 몰라서 ‘생큐’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어요.”

한국 골프의 전설로 불리는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46)가 장병 인성교육을 위해 제작된 8분 44초 분량의 프로그램 ‘워너비 인(Wanna Be 人)’에 등장해 들려준 이야기다. 최경주는 2000년 미국프로골프(PGA)에 진출한 직후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겪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인내를 배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장병들이 인생의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유명인을 인터뷰한 10분 안팎 분량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달 초부터 인터넷TV(IPTV)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인공이 최경주다. 그는 골프를 시작한 사연도 털어놨다. 중학교 때까지 역도를 했던 그는 “고교 입학 후 ‘역도 해본 사람 나오라’는 교사의 말에 자진해 앞으로 나갔다가 교사가 ‘이쪽에 선 사람은 골프부’라고 정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골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운동부에 들어가면 학비를 면제해준다는 말에 앞으로 나간 것이 2002년 한국인 프로골퍼 최초로 PGA 정상에 오르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최경주는 전남 완도의 섬마을 소년이 골프계 최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며 “잡초처럼 살아남겠다는 신념으로 버텼다”며 “지치고 고달파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국방부는 유명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장병들이 희망과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워너비 인’ 5편을 제작할 예정이다. 박지성 김연아 선수, 개그맨 유재석 씨 등의 출연도 추진 중이다.

군은 ‘워너비 인’ 외에도 영화 소개 프로그램인 ‘꽃보다 영화’ 등 연말까지 6개 프로그램 52편을 각각 10분 안팎의 분량으로 제작해 점호시간이나 식사시간 전후로 생활관에서 시청하게 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이 지루하지 않게끔 짧은 분량으로 제작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접할 수 있게 했다”며 “이 영상물들을 통해 장병들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최경주#워너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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