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지적 무시한 금속노조 총파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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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권 확보안한 기아車노조 동참… 정부 “엄정 대응” 사측 “손배소”
현대車 22일 하루 1300억 손실

22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대회’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구조조정 저지 등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2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대회’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구조조정 저지 등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2일 하루 총파업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파업 수위를 높이며 동참했고 한국지엠 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등도 가세해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아 불법 파업 논란에 휩싸였다.

금속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었다. 오후 8시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6 재벌개혁 시민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파업에 참가한 인원은 노조 추산 14만2000여 명(정부 추산 8만2000여 명)이다. 금속노조 소속 60여 개 사업장 노조가 참여했다.

금속노조 파업으로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일간 부분 파업에 이어 이날은 1, 2조 근무조가 총 1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이날 파업으로 완성차 6200여 대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약 1300억 원의 손실이 났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노조가 4시간 파업에 들어가면서 완성차 1300여 대 생산이 중단돼 280억 원의 손실이 났고 한국지엠도 노조가 4시간 파업을 벌이면서 생산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기아차 노조의 이날 파업에 대해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 파업의 목적은 임금 등 근로조건 향상이 아니라 노동개혁 폐기 등 상급단체(금속노조)의 총파업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노동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파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부는 기아차 노조가 파업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파업에 들어가려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 후 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거쳐 조합원 찬반 투표까지 해야 하지만 기아차는 이런 절차를 모두 무시했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현대자동차그룹 공동교섭을 요구하다가 이것이 결렬되자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총파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기아차 파업 피해 등을 조사한 뒤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기아차 사측도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노사 양측 간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지 jmj@donga.com·유성열 기자
#2016재벌개혁시민한마당#금속노조#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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