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 KEI 센터장 “천황폐하 만세” 삼창 논란…센터장 “사실무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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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문책”… 해당기관, 조사착수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고위 책임자가 공식 행사장에서 “천황 폐하 만세”를 세 번 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47)이 실제 친일 발언을 했는지 진상조사를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센터장은 최근 세종시에서 KEI 주최로 열린 환경문제 관련 워크숍에서 스스로를 친일파라고 밝힌 뒤 일왕을 향해 만세 삼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이 센터장이 “조부가 일제시대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고위 임원이었다” 등의 발언을 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KEI는 23일 첫 해명자료에서 “이 센터장은 세종시에서 열린 워크숍이나 세미나, 심포지엄, 토론회 등에 참석한 적도 없고 해당 발언을 어디서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농담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고 논란이 커지자 진상 조사에 나섰다. KEI 관계자는 “이 센터장이 일본의 환경정책이 우수하다는 평소의 생각을 사석에서 밝힌 적은 있다”며 “언행을 조심하지 않은 점과 관련해 이 센터장이 일부 언론에 사과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 세금을 받는 정부기관 인사의 행위로서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강한 문책을 주문했다.

한편 이 센터장 측은 "친일 발언을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센터장 측은 "최근에는 1월에 열린 워크숍에 참석한 것이
전부인데 당시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자리와는 별개로 일본 등 선진국의 환경정책이 우수하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이는 특정국가에 대한 선호를 말한 것이 아니라 정책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참고점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일맹세 의혹제기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이 센터장은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대응을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통해서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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