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반기문, 정치 문외한? 선입견일 수도…정치인 뺨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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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31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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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1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방한 행보에 대해 “본인께서는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하지만, 일정 잡고 메시지 던지고 하는 거 보니까 국내 그냥 정치인들 뺨치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그래서 외교관으로서 국내 정치에 문외한일 것이라는 것이 어쩌면 전혀 근거 없는 선입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외교관인 반 총장이 정치인으로서 혹독한 검증을 받은 적 없다며 그의 한계를 지적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시각과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좋은 지도자 후보, 그리고 강력한 대선 후보가 나온다는 건 국민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많아지는 것”이라며 “주자들이나 정당 입장에서는 서로 시대의 과제들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담고 국민들의 민심을 담아서 민심의 어떤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낼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진정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인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는 거라고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원 지사는 “아무래도 외교관의 삶이라는 게 일반 민초들의 애환이 담긴 그 삶과는 우선은 거리가 있었던 것 아니냐”라며 “그 일체감이 어떻게 서로 간에 확보될 것이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적인 문제만 다루다가 국내의 이 얽히고설킨 문제들을 1월에 바로 맞닥뜨렸을 때 과연 어떨까, 이런 점에서 녹록지 않을 거라는 애정 어린 걱정을 하는 것이지 자격도 없다느니 그런 차원에서 하는 얘기에 대해서는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반 총장이 여권 후보가 될 거라는 시각에 대해 “어느 당으로 가실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야당으로 갈 것이라는 차원은 아니다”라며 “한국 정치라는 게 어떻게 보면 사람들의 상상력 이상으로, 상상 이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거고, 또 뻔히 가야 되는 길을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못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 자체의 진로가 굉장히 유동적인 것처럼 대선주자들, 특히 반 총장 같은 경우는 현재 경쟁력이 출발점에서 매우 강하고 그동안 묶여 있는 것이 별로 없지 않나?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어떻게 선택할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 지사는 50대인 자신이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것에 대해 “이제는 젊은 지도자들이 나오고 뭔가 좀 참신하고 이런 시대적인 갈등이 크다는 건 알겠다”라면서 “저는 현실적인 책임과 현실적인 제약인 제주도지사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선이 다가오면 감당할 각오가 돼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제주도 도정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동참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불가능 할 것”이라며 “대신 정치 이슈의 단골, 단골 주제가 될 것이다. 공약 내지는 정치권끼리의 서로 연대하는데 아마 명분은 개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현재 승자독식 때문에 대통령이 되는 순간은 영웅이지만 계속 무한 대치로 가야 하는 현재의 정치는 포용국가로 가기에 틀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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