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승, 필드 최강 꿈꾸는 쭈타누칸 “내 목표도 올림픽 금메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0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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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야드의 14번 홀(파5)에서 3번 우드로 티샷을 한 애리야 쭈타누깐(20·태국)이 204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투 온을 시도했다. 공은 그린 왼쪽 러프에 떨어졌지만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아 4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폭발적인 장타와 정교한 퍼팅 감각에, 결정적인 고비마다 자신을 짓누르던 울렁증까지 극복한 쭈타누깐은 유유히 승리를 향해 내달렸다.

‘메이(May)’라는 애칭을 지닌 쭈타누깐이 5월에 걸린 우승 트로피 3개를 휩쓸었다. 쭈타누깐은 30일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낚아 최종 합계 15언더파로 우승했다.

이달 초 요코하마 클래식에서 태국 선수로는 사상 첫 LPGA투어 챔피언에 오른 주타누깐은 지난주 킹스밀 챔피언십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3연승은 2013년 박인비 이후 3년 만이다. 5월에만 58만5000 달러(약 6억9000만 원)를 받아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2위가 됐다. 4월 말 33위였던 세계 랭킹은 10위까지 뛰어 올랐다. 언니 모리야와 함께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쭈나누깐은 “태어날 때부터 집안에서 메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잊을 수 없는 5월이 됐다. 위기에서도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됐다. 페어웨이가 좁아 까다로운 코스였지만 게임 플랜을 잘 짠 덕분이다”고 기뻐했다.

쭈타누깐의 스윙 스피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112마일)에 육박하는 110마일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드라이버를 가방에서 빼고 3번 우드와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면서도 270야드 가까운 비거리를 앞세워 손쉽게 코스를 공략했다. 한층 안정된 쇼트게임 능력도 돋보였다. 막판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앞세워 2위 크리스티나 김(미국)을 5타차로 따돌렸다.

쭈타누깐이 거센 상승세을 타면서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됐다. 쭈타누깐은 “다들 그렇겠지만 내 목표도 금메달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0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했던 쭈타누깐의 상승세에는 매니지먼트 업체인 IMG 소속인 한국인 에이전트 임만성 이사(47)의 도움도 힘이 됐다. 임 이사는 “주타누깐이 이번 시즌 직전 스윙 코치를 교체하고, 과거 안니카 소렌스탐의 멘탈 코치 2명을 만나면서 강한 정신력에 자신감까지 붙었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쭈타누깐에게 청야니, 펑샨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코치 개리 길크라이스트(남아공)를 소개했다.

주타누깐의 우승으로 올 시즌 개막 후 치른 13개 대회 중 12개 대회의 챔피언이 아시아(계) 선수로 채워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7언더파로 마친 김효주가 유일하게 톱10(공동 6위)에 들었다.

앤아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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