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이메일’… 궁지 몰리는 힐러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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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감사관실 “규정위반” 보고서… 위압적 태도-조사 비협조도 드러나
트럼프 “샌더스 나오겠네” 비아냥

백악관 입성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69·사진)이 ‘개인 이메일’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공무를 봤다는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이 25일 공개된 국무부 감사관실 보고서를 계기로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국무부 감사관실은 클린턴 전 장관 재임 시절 이메일 사용과 관련한 규정 위반들을 조사한 보고서를 이날 의회에 제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동안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던 건 사실이지만 규정을 어기진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감사관실은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관실은 83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2013년 2월 국무부를 떠나기 전에 업무에 사용했던 이메일 기록을 모두 제출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2010년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의 우려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당시 국무부 IT 담당 직원 2명이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은 업무 기록 보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고위 관계자가 “법적으로 문제없다. 다시는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을 거론하지 말라”고 핀잔을 줬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감사관실의 조사 과정에서도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감사관실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클린턴 전 장관을 포함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존 케리 등 전현직 국무장관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클린턴만 거부했다. 이에 대해선 규정 위반 여부를 확인하려는 진상조사를 회피하려 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그동안 클린턴 전 장관을 ‘부정직하다(crooked)’고 비판해 온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는 이날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 유세에서 “힐러리와 경쟁하기를 원하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이메일 스캔들 때문에 힐러리가 낙마해) 미치광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와 경쟁할 수도 있다”고 조롱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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