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한류’…국산 골프공 업체, LPGA투어 첫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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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의 트래비스포인트CC는 마치 국내 수도권의 어느 골프장 같은 친숙한 분위기였다.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을 홍보하는 시설물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시내 거리에도 볼빅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26일 이곳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이 개막하기 때문이다.

국산 골프 용품업체가 LPGA투어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 골프는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울만한 용품은 없었던 게 사실.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해 골프 코스 구석구석을 누비며 대회 준비를 이끌고 있는 문경안 볼빅 회장은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이고, 기업 차원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암 대회에 참석한 야구 스타 박찬호는 “운동선수가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는 시대를 뛰어넘어 한국의 용품업체도 신기원을 이뤘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일희는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대회가 됐다”고 했다. 볼빅은 유럽여자투어와 LPGA 2부 투어 대회 개최 등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다.

‘골프 한류’의 생생한 현장이 된 이번 대회에는 2016시즌 LPGA투어 상금 랭킹 상위 10명 가운데 9명이 총출동했다. 시즌 13개 대회에서 5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이 ‘코리안 파티’를 열 수 있을지 흥미롭다.

세계 1위 리디아 고, 2위 박인비 등은 6월 둘째 주에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KPMG PGA 챔피언십에 대비해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꾸준히 톱10에 들었던 전인지는 시즌 첫 승을 노린다. 세계 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린 김세영과 유소연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어느새 필드의 강자로 떠오른 에리야 쭈나누깐(태국)은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LPGA 관계자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메달을 다툴 가능성이 높은 21개국 3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올림픽 전초전 성격의 치열한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앤아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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